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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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만난지도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나는 아직 야윈 모습으로 휠체어에 앉아 가슴 벅차오르던 미소를 보여주었던,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삶을 사랑했던 모리 슈워츠 교수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죽음이 그의 온 몸에 퍼진 상태였지만 그의 마음만큼은 정복할 수 없었던 까닭에 모리 교수의 삶을 사랑하는 강인한 마음을 닮고 싶어했던 나를 기억한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이 8년의 동행이란 신간을 가지고 우리곁에 다시 찾아왔다는 소식은 아련한 기억과 함께 오래 전 친구를 만나게 되는 것처럼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미치 앨봄을 기다렸던 가장 크나큰 이유는 저자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유명한 방송인이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삶과 죽음을 끌어안을 수 있는 최고의 휴머니스트이며, 이미 오래 전 그의 책을 통해 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또한 무엇이 삶의 희망인지를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그의 신간이 더욱 기다려졌던 것은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작가 자신도 지금까지의 작품들보다 8년의 동행에 더 많은 의미를 주고 싶어한다는 기사를 본 후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졌고 드디어 10년만에 오래 된 옛 친구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저자에게 있어 두 명의 인생 스승이기도 한 랍비 앨버트 루이스와 헨리 코빙턴 목사에 대한 실화를 담고 있는 책이다. 뛰어난 설교,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위엄만으로도 앨버트는 보통 사람보다는 신에 가까운 존재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런 앨버트의 추도사를 써 달라는 부탁에 저자는 망설이게 되고 8년의 동행은 앨버트의 추도사 이야기로 시작한다. 앨버트와 헨리의 삶은 어느 것 하나 비슷한 구석이 없었고 각자 살아온 과거의 삶도 너무나 다르다. 살아 온 환경과 생각의 차이로 인해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도 많이 다르지만 이런 두 사람에게서 묘한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일상이 주는 감사함과 행복함을 안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나는... 나의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인생은 아름다운 것.
이 한 마디로 이 책을 읽은 모든 느낌을 담아낼 수는 없겠지만 8년의 동행이란 책을 읽은 후 가슴 깊이 새겨진 한 문장은 바로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란 문장이 아닐까 싶다. 두 스승의 삶은 어쩌면 우리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인 것들로 가득 채워진 삶이었다. 그러나 그런 평범함 속에서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은 종교를 떠나서 우리는 누구나 하나가 될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 그리고 삶 자체를 기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 삶에 무엇인가 특별한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하는 기대감보다는 오늘 하루에게도 커다란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삶이 더욱 특별한 삶이었던 것이다. 단 한 번도 마주하지 못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삶이 변화한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8년의 동행은 삶과 죽음, 그리고 생에서 찾고자 하는 행복에 대한 강한 열망에 잔잔한 감동까지 전해들을 수 있었던 소중한 책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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