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스윙 인생 홈런을 치다
마쓰오 다케시 지음, 전새롬 옮김 / 애플북스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무작정 어른이 되고 싶어했던 것 같다. 나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에 마음껏 다닐 수 있는 인생의 특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었고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어른이 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어른이 되면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커서 나도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내가 살고 싶은대로 살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어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물론 계획하고 바라던대로 어떤 문제도 없이 인생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주기만 한다면 어른으로서 살아가는 일이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의미있는 인생이 되줄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현실에 안주하며 큰 문제없이 살아가는 인생에 만족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자연스레 어린 시절의 꿈과 자신의 가능성과는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헛스윙 인생이 홈런을 쳤다는 제목은 아직 책을 읽기도 전에 나에게 커다란 유쾌함과 짜릿함을 안겨다 주었다. 평범해도 아무 탈없이 살아가는 것이 어찌보면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 나에게도 이 책은 단순한 자기관리 책으로 다가온 것 같지가 않다. 과연 지금 나는 내 인생을 잘 살고 있는 것일까하는 질문을 해볼 수도 있었고 현실에 만족하며 앞만 보고 살아가는 내 인생이 어쩌면 책에서 이야기하는 헛스윙 인생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헛스윙 인생 홈런을 치다란 책을 읽게 된다면 잊고 지냈던 소중한 내 꿈과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설레임이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취업 36연패끝에 IT관련 회사에 겨우 합격하게 된 시노자키 고헤이.
하지만 신입사원 환영모임에 참석하면서 그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이공계 출신에 컴퓨터 전공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앞날에 예견된 먹구름이 그저 현실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수 밖에 없었다. 사실 고헤이는 조금씩 승진하고 평범한 가정이나 꾸릴 수 있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었다. 소박한 꿈을 위해 노력해보려 했지만 누가 봐도 그는 명백한 루저였다. 그리고 5년이 지난 후...
불가능이란 없었던 그는 이제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현실에 조율해가며 그저 참기만 하고 살아가는 시시한 인생의 주인이 되어 있었다. 그냥 그렇게 나이들어가며 사는 것이 그의 인생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알싸한 기분과 함께 찾아 온 소년과의 운명적인 만남은 그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의 일이었다.




만일 시노자키 고헤이처럼 어느 날 나에게도 어린 시절의 내가 찾아온다면 지금의 내 모습을 어린 나에게 자신있게 내보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어린 시절 나에게도 분명히 꿈이 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눈 앞의 현실에 쫓겨 바쁘게만 살아가다보니 예전에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하는것 조차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헛스윙 인생 홈런을 치다란 책을 읽으며 깊게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소년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만 우리 스스로 그 소년의 목소리를 듣는 일에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지... 소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지금껏 살아 온 자신의 인생이 온전하게 자신의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어떤 존재든 될 수 있다. 어린 시절 나의 소중한 꿈은 잊혀진지 이미 오래지만 내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책이라 그만큼 의미있고 소중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