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의 여왕

내 집 마련의 여왕
김윤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2월

 

최근 소형 아파트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보니 젊은 사람들에게 내 집 마련이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욱 어려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전문가들의 견해 또한 시간이 갈수록 부모의 도움이 없거나 빚을 지지 않고서는 내 집 장만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과연 부동산 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내 집 장만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있는 사람들이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일테지만 보통 직장인들이 집 한 칸 장만하려면 월급의 절반을 저축하며 빠듯하게 살아도 대한민국에서 내 집 한 칸 마련한다는 일은 결코 만만하거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의 집의 의미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처음 내 집 마련의 여왕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서 재테크 분야의 경제도서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집마련을 소재로 한 소설이며 이제껏 접해왔던 소설과는 조금 다른 무척이나 현실감있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를 엿보는듯한 신선한 소재의 소설이었다고 생각된다. 따뜻한 안식처이자 가족의 정을 채워줄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집이란 보금자리는 내 집 마련의 여왕안에서 어느새 치열한 경쟁과 삶의 가장 현실적인 미션으로 변화되어 찾아왔다. 또한 정해진 금액이나 까다로운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아주는 해결사의 등장은 정의를 위해 싸우는 그 어떤 소설의 주인공에 비해서도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스토리가 이렇게 피부로 직접 와닿을 수 있었던 것은 소설을 위해 3년에 걸쳐 작가가 직접 서울 안팎 백여 채의 집을 취재하며 그녀가 직접 경험하고 느끼며 썼던 소설이었기 때문이란 생각도 든다.

대필작가로 살아가며 동업에 실패한 후 태국에 살고 있던 송수빈은 보증으로 인해 어린 딸과 살아야 할 앞날이 까마득하기만 하다. 하지만 하늘이 내리신 구원의 손길이었는지 태국에서의 인연으로 알게 되었던 한 여인의 도움으로 송수빈은 정 사장이란 괴짜 노인을 만나게 된다. 자선사업가이기도 한 정 사장의 도움으로 송수빈은 집을 구할수 있게 되지만 더불어 정 사장은 그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게 되는데...

집이 필요한 사람에게 꼭 맞는 집을 찾아주라는 것이 바로 정 사장의 제안이었다. 평범하다못해 자신의 집도 제대로 지킬 수 없었던 그녀에게 남의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미션은 초능력자가 아니고서야 거의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죽기 전에 실질적으로 세상에 무언가 보탬이 되고자 했던 정 사장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내 집 마련의 여왕이 되기 위한 송수빈의 첫 발자욱은 좌충우돌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을 갖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한국 사회의 최고의 이슈이기도 한 내 집 마련에 대한 소설은 더욱 재미가 있었다. 이 책은 읽을수록 더욱 빨려들었던 소설이었고 흥미롭게 읽혔던 책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평균적인 보통 사람들의 한숨과 희망을 만나며 그런 이유로 단순한 재미와 호기심으로만 읽기에는 부족한 책이다. 고생스러워도 씩씩하고 당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밝은 미래와 도전 정신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집 한 칸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절절한 사연과 가슴 아픈 이야기들, 그리고 집 장만에 대한 현실적인 모토는 단숨에 읽어갈 수 있는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