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공감
안은영 지음 / 해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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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자신의 외로움을 꺼내보일 수 있거나 아님, 나에게 누군가가 외로움을 털어놓는 일이 새삼스레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생각하게 된다. 외로움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감정을 나누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상대방과 공유할 수 있는 외로움은 이미 외로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 이 책은 여자공감이란 제목에 혹해서 끌린 책이었다. 하지만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이야기였을지몰라도 일과 사랑, 인간 관계에 대한 속풀이는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여자이기 때문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고 그런 이유로 여자공감은 생각보다 쉽게 읽은 책이기도 하다.




가까운 선배나 친구들에게도 쉽게 꺼내놓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바로 옆에서 말해주듯 풀어놓는 저자와 어느새 부쩍 친근해진 기분이 든다. 여자란 이유만으로도 이렇게나 금새 가까워질 수 있고 커다란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15년간 기자로 활동해 온 저자의 인생경험과 연륜은 아무래도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에게 대단한 조언이 되주는듯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의 이야기가 더욱 현실적으로 가깝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녀는 자신처럼 살라고 강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처럼 살라고 당당하게 말 할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인생만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없을 것이다.

 




 

내 인생을 가꾸고 소모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뿐이다. 자신의 위치에서 프로페셔널한 삶을 살고 시간이 흐를수록 커리어가 늘고 더욱 멋진 인생으로 거듭날 수 있어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나이에 걸맞는 관용이 필요하다. 특히나 여자들은 누구나 나이를 먹어가면서 언니가 된다. 언니가 된다는 것은 인생의 경험치가 많아서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 진짜 언니가 되는 길은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것이었다.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의 자신과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실이 바뀌고 자연스레 욕망도 바뀌게 된다. 기억하고 싶은 것들도 조금씩 사라지고 어느새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닌 모습으로 낯선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감정을 조절하며 착하게만 살아도 그런 인생이 결코 행복한 인생이라고는 말 할 수 없지 않을까? 무작정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는데 돌아보니 곁에 아무도 없다면 그런 인생은 과연 행복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껏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 행복하고 기쁜 일들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지만 흘러간 그 시간동안 만일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한 건, 지금까지도 잘 살아왔다는 것. 책을 읽으며 가장 힘이 되주었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가끔은 가슴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 누군가에게 털어놓고도 싶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인생의 조언들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이 책은 청춘을 보내며 한 번쯤 자신의 인생을 재정비해야 할 그런 즈음에 읽으면 너무 좋을 책이란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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