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 윈드 North Wind
데이비드 디길리오 지음, 최준휘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한동안 지구 종말론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던 것은 어찌보면 지구가 갈수록 병이 들어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하는 말들이 아니었나 싶다. 올 해 겨울 전 세계는 느닷없이 닥쳐온 한파와 폭설로 인해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입었다. 때아닌 한파와 폭설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인도양의 증발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데 더욱 조심스러운 것은 앞으로 20여 년간 지구는 더욱 추워질 것이란 예측이 나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암울한 지구의 미래에 대한 영화나 소설이 그 어느때보다 많이 등장하고 있고 또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현실은 머지않아 지구에 어떤 불길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도 만드는 것 같다.




‘먼 옛날 불의 시대가 찾아와 지구는 매우 뜨겁게 타올랐으며 해빙이 진행된 양극은 대양의 흐름을 변화시켰고 북풍은 끝없는 겨울을 불러왔다’




노스 윈드란 그래픽 노블은 그래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쉽게 흘려버릴 수만은 없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그래픽 노블이란 만화의 일종으로 소설만큼 길고 복잡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 형식의 스토리를 말하는데 탄탄한 제본과 인쇄 방식이 무척이나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여겨져서 만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도 코리아하우스의 그래픽 노블은 언제나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노스 윈드는 지구의 새로운 빙하기가 도래하고 한정된 거주가능 지역에 팽창하는 인구를 더 이상 수용할 수 없게 되면서 종말에 이르게 된 끔찍한 상황을 배경으로 시작하고 있다.

 





추방자 마을인 산타모니카 얼음 절벽에 모여 사는 사람들에게 어느 날 늙은 가죽밀매상이 찾아온다. 이제 사람들에게 가죽과 음식은 더 이상 제기능으로서의 역할이 아니었다. 단지 태워서 열을 낼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게 가죽이든, 기름이든, 책이 되든 상관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도서관 책들을 비롯해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게 유일하게 연료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로스트 엔젤레스의 도살장 조에게서였다. 하지만 폭군 도살장 조의 핍박과 잔인함은 사람들을 더욱 살기 힘들고 괴로운 상황에 이르게만 하는데...
추방자 마을의 대장 에론과 멀리건이 난폭한 조를 상대로 비밀스럽게 연료를 구하기 위한 계획을 꾸미게 되는데 이를 눈치챈 조가 그들을 죽이려 하고, 에론은 아들 팩이라도 살리기 위해 그를 도망시킨다.




연료를 구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의 사람들에게 가혹한 현실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이제 이들을 구원하기 위해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반드시 필요했다. 얼음의 도시에 불행한 사람들을 구하게 될 새로운 투사는 과연 마을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상상만으로도 정말 끔찍하지만 만일, 이 세상이 얼음 도시로 변하게 된다면 아마도 노스 윈드의 이야기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란 생각에 실제 사람들의 모습도 이렇게 비참해질 것이란 생각도 해 볼 수 있었다. 노스 윈드는 여느 만화책처럼 가볍고 쉽게 읽고 넘기기엔 참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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