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동안 - 부담 없이, 두려움 없이, 재미있게 행복하게 쓰면서 즐기는 만만한 글쓰기
송숙희 지음 / 시디안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타이핑에 익숙해진 세상에 마른 향내가 나는 갈색 연필을 깍아 빛바랜듯한 엽서에 한 자 한 자 정성어린 손글씨로 적어내려가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런 모습을 상상하노라면 당연히 그 글을 선물받아 읽게 되는 사람이 더욱 행복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저자는 글을 쓰는 사람이 한 자 한 자 새기는 그 순간마다 머무르는 행복을 느끼는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송숙희란 저자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지만 어떤 느낌때문이었는지 처음 쓰는 동안이란 책의 제목을 보고서 내가 정말로 원하던 책을 만났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쓰는 동안이란 책의 제목과 사는게 참 만만해지는 한 줄 글쓰기의 소제목까지 이 책은 출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함을 선물해주었던 책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읽고 싶은 욕구도 강렬했다.  




유일한 취미이자 내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독서를 통해 리뷰도 작성하면서 나름대로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처음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문장 한 줄 완성하는게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떤 때는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하고 싶은 말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헤매일 때가 있기도 하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자연스레 쓰기의 감동과 설레임보다는 쓰기의 버거움을 더욱 실감하게 된 것도 같고 글쓰기나 독서에 관한 인문서적을 좋아하는 까닭에 쓰는 동안에서 말하는 삶을 만만하게 만들어버리는 글쓰기가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는 동안은 내가 누구와도 다를 수 있다 

내가 존재하므로 세상이 있는 것이고 이 세상의 중심은 나 자신이다. 또한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 역시 바로 자신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글은 타인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해 쓰는 글이었다. 텍사스 주립대학 사회심리학과 페니 베이커교수는 내면의 뭔가를 털?기란 새로운 정보를 획득하고 기억하는 것을 도와주며 내면의 먼지를 털어버릴 수 있는 시간이 되줄수도 있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종이 위에 문자를 끄적거리는 게 다가 아니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기획과 해석을 해야 하고 구성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편집과 표현력도 빠트릴 수 없는 부분이란 것을 생각해보면 결국 글쓰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지적인 활동이며 바로 자신을 위한 일이란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를 통해 우리는 보다 명쾌한 사고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매혹적으로 표현하는 글쓰기는 누구나 소망하는 일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소망이 바로 자신을 위한 일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형식에 얽매여 정말 쓰고 싶었던 글, 써야 할 글을 놓치며 살아왔던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을 통해 글쓰기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행복과 감동을 주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쓰는 동안에는 글을 잘 쓸 수 있는 비결을 담고 있지 않다. 다만 내가 나에게 기대하며 오롯이 나만을 위해 몰입하면서 쓰는 글쓰기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에 대해 아기자기하게 엮어낸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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