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우리역사
信太一郞 지음, 이종윤 옮김 / 삼국시대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일본인인 저자가 쓴 역사서란 이유만으로, 또한 그들이 보는 껄끄러운 한일관계의 역사는 무엇일지 궁금한 마음에 이 책이 더욱 궁금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일본은 한국에게 좋은 기억으로 다가설 수 없는 나라이다. 나 역시 단지 일본이란 이유만으로 그 어떤 이유가 없어도 무조건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사실이다. 일본과의 경쟁에서는 단연코 이겨야 직성이 풀리고, 일본에 해가 되는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게 되는 날에는 괜히 기분이 좋을 정도다. 이만하면 일본에 대한 나의 거부감은 꽤 심각한 수준이라고 표현해도 맞을듯 싶다. 파렴치한 그들의 만행으로 이유없이 희생되었던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려보면 사실 이런 감정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쉽게 이해될 수 있을 만한 것들이라 생각된다. 역사는 역사일 뿐 현재와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말 할수도 있겠지만 독도문제를 비롯해서 오랜 세월이 지나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그들의 역사 날조와 뻔뻔스러운 대응을 보고 있자면 일본과는 진실로 가까이 지낼 수 있는 관계가 되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부모의 이혼 후, 재일한국인 1세와 재혼한 어머니에게 길러진 저자는 보다 많은 한국인들과 접할 수 있었고 자연스레 일본인, 한국인을 따지지 않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일본인이 아닌 눈으로 일본을 바라볼 수 있었고 한국인이 아닌 한국인이 되어 그 어떤 편견없이 일본과 한국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제 양국간의 보다 객관적인역사와 관계에 대한 사실을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책을 쓴지 이 십년이나 훌쩍 지났지만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잘못된 역사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데에는 무척이나 오래된 편견이나 장애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한국과 일본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시시각각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우리 역사란 책이 가진 의미는 참 많은 부분을 깊이 생각해 보게 만든다.

 

생각해보면 우리처럼 민족주의가 강하고 자긍심이 강한 민족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동안 다른 역사서와는 달리 한일관계에 대한 역사를 두고 한편으로 그동안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또한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자세는 어떠했는지 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한국인이 한국을 사랑하는 것처럼 일본인도 일본을 사랑하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민족에 대한 애착심을 따지고 본다면 우리에게도 반드시 일본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의 우리 역사를 읽으며 가장 깊이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과거 역사를 돌아보는 것을 계기로 새로운 시선으로 일본에 대한 자세를 변모해야 할 필요성을 배웠다는 데 중점을 둘 수 있겠다.

 

이 책은 한국과 일본의 역사 여명기로부터 시작해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와 조선, 그리고 근대사회의 개막과 여기에 남북 전쟁 이후에 이르기까지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한국과 일본을 대조해가며 그 어떤 역사서보다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엮어진 책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양국의 역사를 정확하고 냉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이 쓸 수 있었던 책이란 사실을 절감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일본인으로서 한국을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그의 마음을 알 수 있었고 책의 제목처럼 우리의 역사와 뗄 수 없는, 어떤 특성으로나 맞물려 돌아가는 일본에 대해 또 하나의 우리 역사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성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냉정한 평가와 사실만으로 이루어진 책이라기보다는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던 역사서였다는 생각에 역사서와 일본에 관심이 높은 누구에게라도 권해주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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