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미 - 렉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소피 킨셀라 지음, 이지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뻐드렁니 렉시에게 사고가 난 그 날은 인생에 최악의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술 한 잔 나누었지만 남자친구인 찌질이 데이브에게 바람 맞고, 발은 이미 반 사이즈 작은 부츠에 물집이 잡혀 엉망이 되버렸다. 여기에 비 내리는 오후 추운 날씨에 택시도 안 잡힌다. 가장 최악이었던 것은 보너스 문제였는데 근무 일수가 1년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동료들과 달리 그녀는 땡전 한 푼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어렵게 택시를 잡았고, 차를 타러가던 도중 그녀는 그만 젖은 계단에 발이 미끄러지며 세 살짜리 어린아이처럼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다.




리멤버 미가 출간된 후 처음 이 책에 대한 소갯말을 읽고 들었던 생각은 21세기판 신데렐라였다. 칙릿소설은 스토리가 대충 예상되어도 심각하지 않고, 재미있게 푹 빠져 읽을 수 있어서 좋다. 이런 기분에 칙릿소설에 한 번 맛을 들이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결말이 예상되는 뻔한 스토리지만 기분좋게 읽을 수 있었던 리멤버 미는 주인공 렉시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깨어나 달라진 인생을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엮어낸 이야기이다. 아주 어릴적부터 우리는 신데렐라나 백설공주를 읽으며 현재의 내가 아닌, 더욱 완벽해진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며 가끔은 그렇게 공주처럼 살게 되기를 바래왔는지 모른다. 소피 킨셀라의 소설은 바로 이런 부분으로 하여금 독자들을 더욱 빠져들게 한다. 여자라면 누구나 꿈에 그리던 완벽한 삶을 보여주며, 지루할 틈없이 빠른 스토리의 전개로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병원에서 깨어난 그녀는 우연히 간호사들을 통해 자신이 깨어난 시기가 사고가 났던 2004년이 아닌, 스물 여덟 살의 2008년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3년의 시간이 기억상실증이란 병과 함께 사라져 버리고, 이제 스물 다섯 살의 평범한 아가씨였던 렉시는 그 어디에도 없다. 보너스에 울고 웃던 말단사원이었던 렉시는 이제 그 회사에서 초고속 승진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고위 간부가 되어 있었고, 그녀의 외모 역시 너무나 아름다워졌다. 럭셔리한 명품도 이제 그녀에게는 별게 아니다. 렉시, 너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긴거야?
그녀가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이제 현실은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디 하나 흠잡을 것 없었던 남편과의 관계도, 회사에서의 생활도, 친구 하나 없는 외로움도...
어쩌면 평범함으로 가득했던 예전의 일상이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무엇때문이었을까?




여자라면 누구나 꿈꿔봤을법한 동화속 공주가 되어 완벽하고, 근사한 남편과 함께 부를 갖춘 화려한 인생을 살게 된 렉시가 그리 행복해 보이지만은 않았다. 예전보다 더 나은 환경과 모습에 완벽함을 갖춘 남편까지 생겼다해도 렉시 스스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렉시의 달라진 인생을 통해 나라면 어땠을까하는 상상을 해보며 흐뭇하기도 했지만 내가 원하는 진정한 행복은 그렇게 달라진 인생이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누구나 자신이 가꾸는 소소한 일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상큼하고, 달콤쌉싸름했던 리멤버 미의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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