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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바뀐 딸
마크 탭 외 지음, 김성웅 옮김 / 포이에마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처음 접했던 그 순간, 뒤바뀐 딸이라는 책의 제목이 무척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던 생각이 난다. 또한, 처음 책의 줄거리만 대략 살펴봤을 때 나는 분명히 이 책이 소설일거라 생각했었다.
끔찍하고 참혹했던 사고로 가족중 한 사람이 죽음을 맞게 된다는 스토리는 감히 생각조차 하기싫은 끔찍한 내용이었고, 무사히 살아남게 된 가족을 극진한 사랑과 간호로 보살피며 하루빨리 건강해지기를 바랐던 또 다른 가족은 얼마 지나지않아 살아남은 사람이 자신의 가족이 아니란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 스토리가 실제 일어났던 일이라니...
영화나 소설속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스토리가 실화란 소갯말은 두 가족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증폭시켰다. 살아남은 한 생존자와 가족들의 이야기,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아픔을 극복해냈다는 두 가족을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픈 마음에 서둘러 책장을 넘겨보았다.
단란하고 화목한 반 린 가족과 세락 가족. 어느 날 이 두 가정에 느닷없는 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반 린 가족의 막내였던 로라와 세락 가족의 둘째 딸이었던 휘트니가 사고차량에 탑승했다는 소식이었고, 얼마 지나지않아 세락 가족은 병원으로부터 딸의 사망소식을 접하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을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죽음이라는 상황으로 만나게 된다면...
상상조차 끔찍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엄청난 사고에 이어 더욱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이들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사고 환자가 뒤바뀌는 기가 막힌 사건이 이들 가정에 벌어지고 마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가족의 죽음만큼 감당하기 힘든 일이 또 있을까?
딸이 죽은줄로만 알았던 세락 가족에게도, 딸이 사고로 큰 부상을 입은줄로만 알았던 반 린 가족에게도...
만일,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나라면 이 악몽같은 상황을 과연 극복해낼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에 나의 마음도 점점 바다 깊숙히 가라앉는듯 느껴졌다.
책을 펼치면 화목한 두 가정의 가족사진을 접할 수 있는데 반 린 가족과 세락 가족의 사진이다.
그러나 두 가정 모두에게 믿음이라는 방패막이가 힘이 되주었기 때문일까?
이야기 사이사이 계속해서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었던 가족들의 얼굴은 끔찍한 사고와 뒤바뀐 운명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온화하고 자상한 모습의 따뜻한 사람들로만 느껴지는 사진들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요지경속 세상을 살아가다 앞으로 이보다 더한 일들도 수없이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아픔은 찾아올 수 있으며, 자신 스스로 감당하기 벅찬 일들도 생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인생이 아닐까?
세상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구나하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이런 일도 벌어질 수 있는 곳이 세상이고, 우리는 그 세상을 견디며, 용감하게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뒤바뀐 딸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큰 상처로 기억될 가족을 잃는다는 실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보다 더 귀한 믿음과, 살아가야 하는 남은 사람들의 몫에 대해 그려내고 있는 책이라 느껴진다. 나 역시 이 책을 통해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는 법을 배웠고, 이 세상은 혼자서만 살아가는 곳이 아니란 사실을 더욱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뒤바뀐 딸은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현실속 이야기이자, 동시에 떠난 사람을 추억하며 살아가는 남은 사람들이 더 커다란 희망을 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보여주었던 마법같은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