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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은 없다 - 2008 대표 에세이
김서령 외 41인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어떤 형식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 쓴 글을 에세이, 또는 수필이라 부른다. 이 말은 쓰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 설명하고 있는듯 보이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수필은 그만큼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기도 하다. 서양의 에세이의 어원을 찾아봐도 수필과 그 형식이나 개념은 거의 비슷하고, 에세이나 수필 모두 친근하고 대중적인 글이라 볼 수 있겠다. 수필의 특성을 살펴보면 서정적이고, 자유로운 형식에 산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수필은 규칙적이고, 일괄적인 틀에 박혀 있는 글이 아니라 무형식이고, 또 불규칙한 글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진솔하고 거짓이 없는.. 있는 그대로의 생각과 느낌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일까? 그런 이유로 수필집을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수필이란 장르는 어떤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려는 기능보다는 글쓴이의 인생에서, 또는 저자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와 써놓은 글이라 생각할 수 있겠다. 짧막한 내용과 부담없이 편하게 볼 수 있다는 특징때문인지 긴 시간 읽기는 어렵거나 머리속이 복잡할 때면 수필집을 가까이에 두고 읽는 편이다. 약산은 없다에 실린 수십 편의 수필들도 그 내용이 짧은 형식을 취하고 있어서 단순하지만 압축된 의미의 여러 글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2008년을 결산하며 엄선한 대표 에세이만을 간추려 엮어낸 책인만큼 이 책을 읽다보면 한국 수필의 진가를 알게 될 수도 있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수필을 좋아하지만 이 책에서 처음 만나본 작가들도 제법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나 몇 몇의 글들은 앞으로 수필의 작가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볼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쏙 드는 글들도 있었고, 또 어떤 글들은 내가 이해를 못한건지 좀 난해한 글들도 눈에 띄었다. 오랫만에 에세이집을 읽게 되면서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세이들을 만난다는 설레임은 화려한 겉치장이 전혀 없는 소소한 일상의 글들을 마주하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가라앉는듯 하기도 했다. 솔직히 수필이라면 누가 썼는지 그리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바로 수필이기 때문에 다른 형식의 글을 흉내낸다거나, 비슷하게 따라가려고 하는 느낌도 찾아볼 수 없어서 그렇기때문에 수필을 읽는 시간은 온전한 내 시간이 되는것 같기도 하다. 유난히 수필집은 메모를 해가며 읽을 때가 많은데 입장과 상황이 달라도 어쩜 내 마음을 들여다 보고 있기라도 하듯이 문장 하나하나가 마음에 콕 박히는 듯한 구절들이 많아서 그런 것이다. 일상적이기 때문에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것일까?
약산은 없다란 책은 아주 오래간만에 오래된 친구를 만난듯한 기분이 들어 저절로 웃음이 나게 해주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