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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째 매미 ㅣ 사건 3부작
가쿠타 미쓰요 지음, 장점숙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8일째 매미..
제목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일단 매미부터 알아야겠다 싶은 생각이 앞선다. 8일째 매미란 책을 읽기 전에 나는 제목이 뜻하는 의미가 무엇일까 궁금한 마음과 호기심에 매미를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여름을 대표하는 곤충,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여름이 시작되고 매미가 울지 않으면 여름이 다 지나갔다고 볼 수 있을만큼 여름을 상징하는 곤충을 매미라 볼 수 있겠다. 또, 흥미로웠던 사실은 자연에서 자란 매미는 10일정도 살 수 있지만 인위적 공간에서 키운 매미는 7일밖에 살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8일째 매미는 혼자서 살아남은 외로운 매미를 말하는 것인가...
표지에서 볼 수 있는 한 여인의 모습이 무척이나 안쓰러웠고, 외로워보인 이유는 제목과 함께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일본 최고의 여성 작가 가쿠타 미쓰요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다가 그녀의 화려한 수상경력을 알게 되고, 그런 작가의 책이라니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무척 설레이는 것 같았다. 이야기의 큰 흐름을 살펴보면 불륜남의 아이를 납치한 주인공이 무려 3년 반동안이나 숨어다니며 불안한 삶을 유지하는 이야기와 납치되었던 그 아이가 성장한 18년 후의 이야기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줄거리에 불륜과 납치라는 소재를 담고 있다는 내용이 처음에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작가가 위대하다고 느껴진 것은 주인공이 왜 불륜을 저지를수 밖에 없었을까, 또 그녀가 왜 말도 안 되는 납치를 하게 되었을까하는 처음 생각보다도 책을 읽기 시작한 후로 얼마 안되서 오히려 내가 직접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그녀가 겪는 아픔과 그 과정을 고스란히 그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책을 통해서 전달되어져 오는 그 무엇은 꼭 같은 소재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면서 우리가 충분히 이해하고, 얼마든지 변화되어갈 수 있는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시간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변화의 과정, 그리고 정상적이든, 비정상적이든 인간의 진실과 사랑에 대해 오랫동안 음미해 볼 수 있기도 했다.
두 가련한 주인공의 인생은 오랫동안 땅속에 있다가 밖으로 나와 7일만에 죽는다는 매미의 일생과 자꾸만 겹쳐져 생각나게 되고, 8일째에 혼자 살아남은 주인공의 아픔이 이렇겠구나 싶은 마음도 들었다. 작가의 책은 이번에 처음이었지만 솔직히 일본 작가중에 이런 작가가 있었나싶은 생각에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읽었던 문장을 다시금 읽게 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다른 분야보다 소설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니지만 가쿠타 미쓰요만의 필력은 처음 마주한 나로 하여금 그녀만의 묘한 분위기속으로 무작정 빨려들도록 만드는 힘이 느껴졌고 급박하고, 불안했던 상황과 심리묘사를 풀어내는 그녀의 세밀한 문체는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저절로 그 상황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었던 또 한 번의 결정적인 이유가 되주었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