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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5월
평점 :
요즘 나는 매일 아침 산에 오른다. 운동하며 체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혼자서 조용히 길을 걷다보면 정신이 깨끗해지고, 마음이 순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 그 기분이라는 것이 생각지도 못하게 중독이 강해서 시작한 지 한 달이 넘도록 부지런히 다니고 있는 중이다. 걷는 다는 것.. 날마다 같은 길을 걷지만 언제나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길은 분명 같은 곳에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위를 걷고 있는 나의 마음 또한 매순간이 새로워지는 게 신기하다. 아무래도 걷는 것의 매력이 바로 이런 기분이 들어서가 아닌가 싶다.
그 곳이 어디라도 혼자서 여유있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인 일인것 같다. 산티아고는 내게 순례지로만 알고 있던 곳이었고, 그 곳에 대해 아직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은 여러모로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했던 책이다. 처음부터 이 책은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이란 책의 제목부터가 참 심오한 뜻으로 다가왔다. 책의 제목안에는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에 대해 말하고 있다. 혼자 걸었던 그 길에 누군가가 함께 했던 것인지, 혼자 걸었기 때문에 누군가를 생각할 수 있었다는 뜻이었는지 아직 책을 읽기 전에는 그 깊은 의미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궁금해 했던것 같다.
여행에세이집을 좋아하는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참 많은 설레임과 함께 산티아고로 떠나는 여행에 동참하게 되었다. 아직 책을 읽기 전에 저자가 34일이나 산티아고를 걸었다는 소갯말은 내 눈에 산티아고의 낭만과 사색을 즐긴 저자의 모습이 부럽다기보다는 그 긴시간을 걸었다니.. 힘들지 않았을까하는 걱정과 조바심이 먼저 들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책이 여느 여행에세이집과 많이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은 단지 새로운 곳의 풍경이나 낯선 모습들에 대한 묘사로만 그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끊임없이 펼쳐진 지극히 평범한 카미노를 보며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간절함이 앞선다. 그 길에선 또 다른 의미로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을것만 같고, 조금 더 새로워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주위를 돌아보면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참 많이 애를 쓰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은 후에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새로운 나, 변화된 나는 그 어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속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카미노에서 만난 사람들과 그 길은 새로운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멋진 선물이 되주었고,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평범한 일상이었던 아침 산행이 내일부터는 내게도 무척이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로 다가와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