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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세트 - 전3권
류은경 지음, 김영현.박상연 극본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오천 년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며 신라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면 삼국통일 과정에서 외세를 끌어들였다거나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더 넓은 영토를 갖지 못했던 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 다른 곳과 비교해 신라에 대한 관심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신라때 이루어진 업적이나 문화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선덕여왕에 대한 책이 출간되고, 또 같은 시기에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방영된다는 소식을 듣고서 이미 최고의 배우들로 캐스팅되었다는 소식과 그와 동시에 소설로 만날 수 있는 선덕여왕에 대한 기대심으로 한 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왕이었던 신라 27대 임금 선덕여왕. 이 책은 그녀의 생애를 다룬 소설이다. 선덕여왕은 신흥세력이었던 김유신과 김춘추를 발굴하고 키워냈을 뿐 아니라 후계자들에게 삼국통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사실 신라의 선덕여왕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이었다는 사실말고는 그녀의 업적이나 인생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지만 소설이긴 해도 이 책을 통해 선덕여왕과 주변 인물의 이야기, 화려했던 신라의 역사와 문화, 인물간의 대립등 커다란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선덕여왕의 특징을 들자면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상상력을 결합해서 펙트와 픽션의 장점인 역사성과 오락성 모두를 두루 갖춘 형식의 소설이라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삼국사기의 기록과 여기에 화랑세기의 내용을 접목시켜 소설적인 상상력을 더해 탄생한 소설 선덕여왕은 재미부분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기대 이상이라고 생각된다. 신라의 공주 덕만과 천명이 쌍둥이었다는
상상과 쌍음은 불길한 징조라는 예언에 의해 왕에게 버림을 받는 극적인 구조로 이야기는 더욱 돋보일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팩션이든 아니든 여하튼 이 책으로 신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그 시대의 독특했던 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책 속에서 만났던 역사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여지껏 알아왔던 숙련되고, 완성된 인물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씩 인물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제일 흥미로웠다고 볼 수 있겠다. 빼어난 미색과 뛰어난 색공술을 무기로 신라의 역대 왕들과 화랑들을 휘어잡았던 인물이자, 선덕여왕 최대의 맞수였던 미실. 선덕여왕과 미실의 다른점이라면 미실은 자신의 세력을 발판삼아 남편을 왕위에 올리고 왕후가 되려는 야망을 꿈꾸었지만 선덕여왕은 적의 세력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결국 최초의 여왕이 되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미실은 천하의 요부이자, 뛰어난 정치감각과 카리스마로 최고의 호걸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인물이기도 했다.
인재양성과 관리로 발탁되는 등용문으로 신라 정신의 핵심인 화랑도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수 있었는데 여지껏 알아왔던 화랑과는 사뭇 다른 점들이 많이 보였기 때문에 새로운 신분제도를 만나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선덕여왕이 위대한 이유는 여성의 몸으로 최초의 왕이 되었다는 사실보다는 엇갈린 운명속에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했고, 자신과 뜻이 달랐던 적까지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 왕이 되었던 위대한 지도자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찬란했던 신라의 문화와 권력으로 인한 끊임없는 암투로 인한 엇갈린 운명, 그리고 치열한 인생을 역사속에서 완성시킨 선덕여왕에 대한 이야기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