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사진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첫사랑하면 떠오르는 감정들..
순수하고, 아름답지만 서투르기만 하고, 어딘가 어설프다. 뭔가 모자란듯한 느낌에 아직 준비가 다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느닷없이 찾아오는 제일 처음 사랑. 그만큼 완벽할 수 없고, 서로에게 많이 부족한 그런 첫사랑이지만 평생을 살아가면서 지우지 못할 아린 기억으로 남는 그것이 바로 첫사랑이다.




이름없는 무명으로 지내던 작가 이치카와 다쿠지는 2003년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출간하게 되는데 그 작품은 곧 베스트셀러가 되어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는 만화와 동화책으로도 제작이 되었다. 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헐리웃에서도 리메이크 확정이라는 유명세를 치른 작품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 유명세를 들어 익히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연애사진에 대한 나의 기대감은 이루 말 할수 없을 정도였다. 연애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책만큼은 조금 특별한 이유로 다가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 역시 전작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연애사진을 다 읽은 후 책을 덮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조만간 그 책도 꼭 읽어보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었다.




연애사진은 참 오랫만에 읽어본 풋풋한 첫사랑에 관한 소설이었다.
열 여덟 살 봄. 대학 새내기 마코토는 타인과는 절대 가까워질 수 없는 비밀을 가진채, 우연히 캠퍼스 뒤편의 황량한 횡단보도 앞에서 시즈루를 만나게 된다. 그는 짝사랑의 베테랑이기만 했을 뿐 사랑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모습이기도 했다. 시즈루 역시 나이만큼 성장하지도 못하고, 도넛비스킷을 주식으로 먹으며 언제나 코를 훌쩍이는.. 누가 봐도 이들 두 사람은 사랑앞에서만큼은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고, 또 많이 모자란 사람들이기도 했다.




그렇게 부족하고 모자란 이들에게도 첫사랑은 어김없이 찾아왔고, 특히 마코토에 대한 시즈루의 아름다운 배려가 인상적으로 기억된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또 다른 사람과의 만남으로 설레이지만 부족한 그를 잘 알았던 그녀였기에 멋진 데이트를 만들어주기 위한 여러가지 당부를 잊지 않는다. 나는 이 장면에서 시즈루의 모습을 보며 너무 짠하고, 안쓰러웠다. 쓰레기통이 가득 찰 정도로 펑펑 눈물을 쏟아냈던 그녀가 가여웠지만 이렇게 빛나고, 순수한 사랑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에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처음 횡단보도 앞에서 만났던 작고 보잘것 없던 순수한 소녀의 사진은 그렇게 조금은 부족한 모습의 첫사랑을 알리는 시작이 되었고, 천국같았던 숲속에서의 달콤하고 황홀한 키스는 아름다운 연애사진의 마지막을 장식한 잔잔하고 가슴 설레이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떠나버린 후에야 알게 되었던 우리들 첫사랑은 이제 아련한 기억속으로 그 자취를 감추었지만 평생 단 한 번의 첫사랑으로 가슴에 머무를 것이다. 부족해서 더 아름다웠던 그 때의 기억을 살다보면 조심스럽게 들춰보고 싶은 순간이 반드시 있을테니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빠져들게 했던 작가의 비유와 은유법, 사랑에 관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의 힘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강렬한 것이었다. 장면 하나하나 오래도록 가슴에 담아두고픈 문장이 책 전체를 채우고 있었고, 이런 맛에 연애소설을 읽는 것이란 사실을 실로 오랜만에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서랍속에 있었던 오래 전 앨범을 꺼내어 낡은 흑백사진을 보는 것만 같은... 순수한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어 보기에 충분했던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를 지금 막 사랑을 시작하려는 이에게, 또는 사랑을 잊고 살아가는 그 누구에게라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고, 따뜻해진 마음과 두근거리는 가슴, 순수한 동경의 세계로 빠져든 기분을 아주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