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제 7대 왕이었던 목종의 어머니이자, 왕건의 손녀이기도 했던 천추태후.
한국사傳 3편 천추태후 편이 출간되었다.
한국사傳 2편이었던 발해! 황제의 나라가 되다 - 문왕 편을 보고 아이들을 위한
역사책이었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캐릭터와 판타지스토리를 가미해서 한 편의
재미있는 만화로 유익한 역사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었던 정말 괜찮았던
책으로 어른들이 보기에도 유치하지 않은 그림들로 인상이 깊었던 생각이 난다.
한국사傳은 KBS 역사 다큐멘터리 한국사傳에서 방송된 역사인물의 이야기를
어린이들의 시각으로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출간한 책이다.
하지만 어린이용 책이라고 해서 재미있는 만화책쯤으로 치부해버릴 정도의
책이 아닌 것은 정확한 고증을 통해 역사적인 사실만을 서술했고, 책의
디자인이나 캐릭터등 어른이 보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특징을 들 수 있겠다.
시리즈물로 출간되는 책인만큼 전체적인 배경과 지난 줄거리, 그리고 등장인물을
시작으로 한국사傳 3편 천추태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려는 918년 송악 출신의 호족 왕건이 후삼국 시대의 혼란을 수숩하고 개경을
수도로 삼아 세운 왕국으로 34대 공양왕까지 475년 동안 지속되었다.
왕건은 여러 지방의 호족들을 수습하고, 자신의 세력 아래 두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9번의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 영향으로 혼인으로 맺어진 지방 유력자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었고, 왕권 강화에도 큰 도움을 받을수 있었다.
왕건의 수많은 부인들에게서 태어난 후손들은 고려 왕실을 순수 혈통으로 보존하기 위해
왕실 사람들끼리 혼인하는 풍습을 갖게 되었는데 사촌이나 형제들끼리 결혼하는 고려의
혼인 풍속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남존여비 사상이 강했던 조선시대와는 달리 고려시대의 여성들은 사회 진출에 대해 약간의 제약을 받았을 뿐 드높은 위상을 자랑한다. 딸도 아들과 함께 재산을 상속받을수 있었고,
한 집안의 호주가 될 수도 있었다. 또, 이혼하거나 재혼한 여성에게도 차별을 두지
않았는데 고려 왕실조차 재혼한 여성을 왕비로 삼는 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한국사傳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사실을 토대로 우리의 역사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동시에 재미있는 캐릭터의 판타지 스토리가 같이 흐르며 그 재미를 더해준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고려 5대 왕이었던 경종과 천추태후(황보수)와 헌정왕후(황보설) 자매는 나란히 혼인을
하게 되는데 경종이 일찍 죽게 되고, 경종과 천추태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송이 너무
어렸던 까닭에 태조의 손자이며, 천추태후의 오빠였던 성종이 왕위에 오르게 된다.
‘고구려를 잇는다’는 뜻으로 나라 이름도 고려라고 지을만큼 태조 왕건에게 북진정책은
평생의 숙원이었기 때문에 발해를 멸망시키고 옛 고구려의 영토를 차지한 거란과는 국교를 단절하고, 불교의 이념을 바탕으로 수많은 절과 탑을 세우고 연등회와 팔관회를 개최하며
진취적이고 자주적인 민족으로 이끌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유학적 사상이 가득했던 성종이 왕위에 오르면서 팔관회와 연등회는 폐지되었고,
정치체제도 중국식으로 바뀌게 된다. 어이없게도 성종은 고려는 중국의 제후국이라며
격을 낮추기도 한다. 같은 민족안에서도 이렇게 다른 신념과 생각이 얼마나 존재할 수
있는지 성종이 없었던 고려를 생각해 보게했던 대목이다.
하지만 성종의 여동생이었던 천추태후는 성종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왕건의 뜻을 받들어 북벌정신을 드높이고, 고려의 정통성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가치였으며, 성종의 뒤를 이어 천추태후의 아들인 목종이 왕위에 오르자 그녀는 자신의
신념대로 고려를 바꿔나가기 시작한다. 목종의 어머니로서 권력을 가지고 연등회와 팔관회를 부활시키지만 천추태후가 권력을 장악하게 되자 유학자들은 반발을 일으켰고, 이들은 반란을 계획하게 된다.



성종의 뒤를 이어 18세의 어린 나이에 송(목종)이 고려의 7대 왕에 오르게 되지만 천추태후가 실세를 장악하게 되고 후사가 없었던 목종은 헌정왕후와 왕욱 사이에 태어난 아들인
대량원군을 후계자로 정한다. 그러나 천추태후는 김치양과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을 왕위에 올리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때문에 왕가의 핏줄이었던 대량원군을 궁에서 내쫓게 된다. 하지만 천추태후의 반대파들이 대량원군을 중심으로 뭉치고, 1009년에 드디어 강조의 정변이 일어나 목종은 폐위되고, 김치양 일파는 모두 목숨을 잃게 된다.
천추태후는 퇴위한 후에 외가의 고향인 황주로 돌아가 21년을 더 살다가 1029년 66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천추태후는 신흥세력이었던 거란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며 북방의 안정을 취할수 있었고, 실제 그녀가 섭정을 했던 시기에는 고려는 외세의 침입을 전혀 받지 않았다. 또 국가 행사인 팔관회를 되살려 중국 중심의 유학적 관습에 물들어가던 고려의 기상을 바로잡는데 애썼다.
여성으로 태어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천추태후의 역사를 아이들의 시각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낸 한국사傳 3편 천추태후편은 이번에도 역시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앞으로도 한국사傳 시리즈물이 계속해서 출간되기를 소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