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 - 과학과 종교를 유혹한 심신 의학의 문화사
앤 해링턴 지음, 조윤경 옮김 / 살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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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 전 tv를 통해 최면요법으로 수술을 하는 사례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정말 약물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도 단지 최면만으로도 수술이 가능할까?
무척이나 놀랍고, 충격적인 문제였는데 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라는 책의 도입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다. 이 사례는 1957년 정신의학 학회지에 보고된 이야기인데 암시가 주는 힘이 얼마나 놀라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산소 호흡기 없이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고, 이미 온 몸에 암세포가 퍼져 의사도 포기한 상태의 암환자가 자신이 입원해 있던 병원이 신약 평가 실험 병원으로 선정되었고, 이 약은 곧 기적의 치료약이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투약 시기가 맞지 않아 거부한 의사는 끈질긴 요구의 환자에게 크레비오젠이란 약물을 투여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일주일만에 환자는 종양의 크기가 원래 크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병세는 급격히 호전되었다.


더욱 놀라운 얘기는 그 이후의 이야기인데 크레비오젠이 실제로 효과가 전혀 없다는 보도를 접한 후, 라이트 씨의 병세는 다시 악화되었고, 의사는 약효를 개선한 새로운 약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투약하겠다고 그를 진정시키며 힘을 북돋워준다. 하지만 의사가 환자에게 두 번째로 투약한 것은 크레비오젠이 아닌 일반 증류수였다. 두 번째 투약 후 라이트씨의 병세는 첫 번째보다 더욱 극적으로 호전되었으며 얼마 지나지않아 그는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후 미국의 한 의학협회에서 이 약물에 대해 무용지물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게 되고, 라이트 씨는 결국 이틀 뒤에 사망했다.


기적같은 일이란 생각만이 떠올랐다. 심신 의학이 아직은 생소한 분야라고 생각했었지만 마음가짐이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다. 우리는 대부분 마음먹기에 따라 건강도 달라질 수 있다고 쉽게 이야기는 하지만 과연 마음이 지금 나에게 하고 싶은 고통에 귀 기울이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몸이 관절염의 증상을 이용해 주인에게 “입 다물고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마.”라고 말한다는 ‘말하는 몸’의 이야기를 읽을 때 쯤에는 책의 이야기속으로 더욱 푹 빠져버리게 되었다.


말하는 몸과 마음의 몸...
이런 말을 들어봤던 적이 있던가... 생각해 봤지만 책을 읽기 전에는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기억이 없다. 어떤 증상을 대신해 내 마음이 나에게 말을 해온다는 이치는 너무나 신비스럽고 놀랍게 받아들여지지만 분명히 선명하고 확실하게 느껴져왔다. 나는 아직 심신 상호작용에 관해 확실히 알지 못하고, 또 그 정의를 내릴 수는 없겠지만 17세기의 퇴마 의식을 시작으로 19세기부터 시작되었던 히스테리의 역사와 현대의학에까지 이르는 포괄적인 심신의학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정신적인 건강과 육체적인 건강을 늘 별개의 것으로 따지고, 따로 분리해서 치료법을 생각을 하는지 의문이 생겼다.


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란 책은 어찌보면 심신의학에 관한 의학 전문서적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방대한 역사를 통해 역사서를 읽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심신의학에 관한 이야기들은 이미 오래된 경험과 행동을 표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행동과 경험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낯설고 생소한 분야라는 생각보다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며, 우리는 언제나 심신의학을 경험하고, 배우고 있었으며 그 안에는 인간사와 도덕성, 자연과 문화, 그리고 의학과 과학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순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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