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 - 재미있고 유쾌하며 도발적인 그녀들의 안티에이징
김혜경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성공한 여자도 아니고, 나는 이렇게 살았다. 그러니 너도 이렇게 살아라. 뭐 이런 내용의 책을 제일 싫어하며, 유명인도 아니라는 그녀 자신의 평가와 함께 시작부터 보여준 저자의 솔직함과 당당함이 아주 오래전부터 알아왔던 반가운 친구처럼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의 저자가 그녀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톡톡 튀는 매력으로 너무 신선한 한 권의 책과 함께 그렇게 내게 다가왔다.




어린 나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많은 나이도 아닌 내가 이 책은 제목만 보고도 처음부터 그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간절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같은 여자로서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에 대한 먼저 산 사람의 충고가 궁금했을 뿐만 아니라, 전문직 여성으로서의 그녀의 당당함이 무작정 좋았기때문이다. 열심히, 숨가쁘게 그 누구보다도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왔던 그녀가 말하는 나이듦의 미학은 과연 어떤 것일지 설레이는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광고 만드는 일만 벌써 스물다섯 해를 넘겼다는 그녀의 책이라서 그랬는지 뛰어난 감각으로 무장한 책의 디자인이나 수록된 사진들까지도 모두 멋스럽게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한 남자의 아내로 자식도 있고, 일을 가진 전문직 여성으로 살아온 저자의 인생을 돌아보며 그녀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벌써 50대를 눈 앞에 바라보고 있는 그녀는 겉으로나 내면적인 모습 모두 그 나이대의 여성으로는 보이지 않았고, 나이보다 훨씬 젊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저자를 보면서 풀어지고, 느슨해진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주기도 했다.



글도 그림도 더 나아가 인생도 똑같다. 꾸미고, 덧칠할수록 추해진다. / p38


나이를 먹을수록 얼굴에 늘어가는 잔주름이나 불어나는 체중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다가오는 나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그녀의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다. 나이 들수록 세상에 대한 예의를 더욱 지키고 싶어하는 모습을 엿볼수도 있었는데, 여성이라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다같은 고민앞에서 그녀는 절대 주눅들지 않았고, 자연스러운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그 어떤 화려한 인생, 멋진 인생보다 값어치가 있는 것이며 행복한 인생을 사는 가장 큰 지혜라는 사실을 또 한 번 배우기도 했다.


나이가 든다는 건 무난한 삶을 용서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나쁜 것과 싫은 것, 무난한 것과 그런 일상적인 것들을 포용해 주는 것이 나이 먹음의 미학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참 많이 공감할 수 있었고, 나이가 들수록 빚은 늘고 갚을 시간은 줄어드는 것이 인생이다란 문장처럼 이 책에는 메모를 해두었다가 어디에서든 자주 접하고 싶은 보석같은 글귀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생활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문장들을 읽을 때마다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수 있었던 내용이 많았기 때문에 친한 친구와 수다를 떠는 기분으로 아주 유쾌하게 책을 읽었다.


사춘기 소녀의 일기처럼 보였던 그녀의 쿨 다이어리를 읽어 본다면 아기자기한 그녀의 멋과 일상이 주는 행복함을 또 한 번 느껴볼 수 있다.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언제까지 슬퍼만 하고,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자신의 나이와 상관없이 젊고, 쿨한 인생을 살고 싶다면 나이는 생각보다 맛있다란 책이 좋은 선물이 되줄것만 같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자신의 커리어는 세월에 비례해서 그만큼 쌓이게 되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상대방을 편하게 해줄수 있는 능력은 자신을 낮출줄 아는 자세이다. 나이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닐까?




과거가 없었다면 지금도 없는 것이다.
세월 앞에 무던해지고, 나이들수록 여유로워지는 모습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 나이만이 가질수 있는 장점인 것이다. 젊어서 서투르고, 낯설었던 경험들은 이제 세월에 따라 쌓이고 쌓여서 그 자체로도 편안하고 좋은 것이 되었다. 가슴 떨리고 설레임이 짜릿한 느낌을 줄 수는 있겠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것들이 주는 위로와 평온함은 그에 비할 수가 없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나이는 누구나 들어간다. 내가 느낀 나이먹음의 아름다운 미학은 나이는 먹어갈수록 인생을 더 느끼고, 배울수 있으며 인생을 더 알아간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싫지 않은 느낌에 기분이 좋다. 생각했던 것보다 나이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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