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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단편선 2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9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09년 1월
평점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원작자.
20세기 가장 뛰어난 미국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바로 스콧 피츠제럴드를 말한다.
파란만장한 삶을 끝내고 그는 겨우 마흔네 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지만 그로부터 70여 년이 지난 지금 그의 책은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 팔렸던 것보다 훨씬 많이 팔리고 있고, 비평가들의 끊임없는 찬사를 비롯해 왜 그를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하고 있는지 그의 단편들이 꼭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중에 하나였다.
피츠제럴드 단편선 2는 유명한 그의 장편들에 가려져 비록 뛰어나단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시대를 초월해서 현대의 고전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그의 단편들 가운데 6편을 묶어낸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가운데 최근 영화로 개봉되었고, 책으로 출간되어 많은 화제를 일으켰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원작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더 반갑기도 했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읽고 싶은 책만 먼저 구입해서 읽으며 모으고 있었는데... 이번에 피츠제럴드의 단편선을 만나서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피츠제럴드는 우리에게는 장편으로 더 익숙하고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는 160여 편이나 되는 단편들을 집필하기도 했다. 하지만 1920~1930년 당시의 피츠제럴드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의 단편들은 작품들마다 쉽고, 가볍다는 비판과 함께 많은 사람들의 과소평가와 무시를 받았다. 이런 이유로 그는 단편 소설 한 편을 써서 팔고 그 돈으로 겨우 생활을 유지해가며, 시간을 벌어 장편을 쓸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는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는 확신을 갖을수 있었던 작품이 바로 이 책에 실려있던 몇 편의 단편들이라고 생각된다.
“좋은 이야기는 저절로 써지지만 나쁜 이야기는 억지로 써야 한다.”
6편의 단편 가운데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었던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은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는 벤저민 버튼의 이야기는 놀라운 상상력을 통해 피츠제럴드의 매력을 제대로 맛볼수 있는 내용의 소설이다.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그를 왜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작가라고 이야기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활달하고 진취적인 성격의 남부 여인 샐리를 주인공으로 했던 얼음궁전이나, 아디터와 토비의 로맨스가 너무나 멋지게 기억되는 해변의 해적을 통해서는 사랑과 돈,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를 읽고 나면 엄청난 갑부를 통해 부에 대한 환상과 허망함, 도덕성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집으로의 짧은 여행과 해외여행에서는 죽음과 시간, 변화라는 주제로 그의 놀라운 상상력을 다시 만나 볼 수 있다. 단편 소설이지만 그 짧은 이야기속에 피츠제럴드가 전하려는 메세지는 분명히 알아 볼 수 있었고, 미국인들의 자화상을 대표하는 그의 작품들을 통해 20세기 미국을 알려면 피츠제럴드의 작품을 읽어봐야 한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자유자재로 소재를 넘나들며 기발하고도 낭만적인 상상력을 동원해 탁월한 필력을 선보였던 피츠제럴드의 단편들을 읽고 나서 과연 그가 어떤 작가였는지 한층 더 깊이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유명한 작가를 생각하다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의 대표작들로만 그를 가늠하고 단정지어 생각했던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 피츠제럴드의 단편집을 읽은 후로 앞으로는 작가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거나 생각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생을 통해 수도 없이 많은 작품들을 남긴 유명한 작가들에 대해 한 두가지 작품만 가지고 어떤 작가였다라고 단정지어 생각하는 태도는 버려야 할 행동들이란 생각도 문득 들었다. 훌륭한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행복한 것이구나란 감동을 오랜만에 느끼게 했던 책을 만났다는 기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