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함께 읽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
에릭 카펠리스 엮음, 이형식 옮김 / 까치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마르셀 프루스트에 대한 극찬과 그가 일생동안 남긴 작품 가운데 20세기 최고의 소설이라 불리우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란 제목만 보고도 이 책이 꼭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림과 함께 읽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란 이 책은 프루스트의 원문에 에릭 카펠리스가 원문의 특징을 더욱 부각시키면서 해설과 관련된 예술작품을 실어 최고의 소설에, 최고의 볼거리까지 더해진...
유명한 대작에 예술적인 감각의 또다른 옷을 입혀놓은 분위기였다고나 할까?
사실 프루스트와 에릭 카펠리스의 유명세에 비해 내가 그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부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책을 받자마자 읽기 시작하면서 다른 책들보다 더더욱 집중해야 했다.
 
마르셀 프루스트는 파리 근처 오퇴유 출생으로 아버지는 파리대학교 교수였으며, 어머니 잔은 알자스 출신의 유대계 부르주아지 집안 출신으로 부유한 가정환경속에 자랄수 있었지만 아홉 살 때 심한 천식을 앓기 시작하며 건강이 좋지 않아 가족들로부터 특별한 기대를 받지는 못한다.

그 때문이었는지 프루스트는 부유한 집안 환경 덕분으로 어려움없이 문학 살롱과 사교계, 상류층 전용술집을 드나들며 나태하고, 방탕한 생활속으로 빠져든다. 하지만 문란한 생활속에서도 그는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활동도 계속하게 된다.
1905년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는 자신의 방탕한 생활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고통스러운 슬픔을 느끼며 1908년 드디어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의 모체가 되었던 작품 생트뵈브에 반대한다를 쓰기 시작하는데...
 
우리가 어떤 냄새에 의해 잃어버렸던 기억을 찾아내게 되는 현상을 '프루스트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의 작품이 얼마나 큰 영향과 파장을 일으켰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권태에 빠진 한 청년이 홍차에 곁들여 먹던 마들렌느의 맛에 이끌려 기억 속의 어린 시절을 찾아가는 회상기를 내용으로 한 책이다.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가 무려 15년 동안 7부로 나누어 서술한 11권의 작품인데 그 방대한 분량만으로도 거대함을 느끼며 아직 원문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문학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는 그 이유를 그림과 함께 읽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란 이 책을 보고도 충분히 책의 매력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책을 읽다보면 섬세하고 자세한 묘사와 만연체 문장, 그리고 탁월한 심리묘사로 인해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에 대한 진면목을 느끼며, 왜 그토록 위대한 작품인지.. 20세기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게 되었는지 온 몸으로 느낄수도 있다.
 
편자 에릭 카펠리스는 뉴욕 태생으로 현재 화가로 활동중이며 회화, 시 그리고 미학에 관한 글을 쓰는 저술가로도 유명하다.
인간, 습속, 예술작품의 이미지를 가장 섬세하고, 미묘하게 형상화함으로써 소설 자체가 하나의 시각예술이 되었고, 여기에 에릭 카펠리스가 특징적인 내용을 회화화하기 위해서 한 화가의 대표작을 선정하여 우리가 이 위대한 작품에서 일깨운 인상을 구체화한 작품이다. 유명한 원작에 멋진 그림들로 가득한 책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읽는 책은 소설인지, 미술작품에 관한 소개집인지 문득문득 구분이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만큼 에릭 카펠리스의 설명이 좋았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또 원작과 해석이 잘 어우러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프루스트는 자신의 소설을 쓰기 위해서 살아 있는, 또는 역사적인 어느 화가도 그에게 제공할 수 없는 더 위대한 인물을 필요로 했다.
물론 그에게도 각별히 좋아했던 베르메르, 만테냐, 렘브란트, 티치아노등 예술가들이 있었지만 자신의 철저한 계산에 의해 그에 부합할 수 있을 만한 영웅적 인물 3인조를 고안해낸다.
문인 베르고뜨, 작곡가 뱅뙤이유, 화가 엘스띠르가 그 주인공들인데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 간의 그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적절히 오가며 새로운 문화를 이루어낸 프루스트의 위대함과 또 그 위대한 작품을  새로 부각시키며 또다른 예술문화로 형상화시킨 편자 에릭 카펠리스의 감각도 책을 읽는 내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원문 7부에 대한 내용을 이 책에서도 총 7권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권 스완 씨 댁 쪽으로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으로 기억되는 작품은 샤를르 글레이르의 1843년 작품 잃어버린 환상(저녁)과 쥘르 마샤르의 1896년 작품 수국 꽃다발 곁에 야회복을 입고 앉아 있는 여인, 1511년 미켈란젤로의 작품 천지 창조가 수많은 미술작품 가운데서도 특히나 눈에 들어온다. 2권 피어나는 소녀들의 그늘에서편 역시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뽐냈던 프란츠 크사비어 빈터할터의 1857년 작품 마리아 알렉산드로브나 여제와 웅장함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귀스따브 모로의 1895년 작품 유피테르와 세멜레, 그리고 몽환적 분위기를 나타내었던 렘브란트의 1632년 작품 명상에 잠긴 철학자와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의 1865년 작 오팔빛 황혼, 트루빌 등 글을 읽으며 그와 어울리는 멋진 그림을 볼 수 있는 행복을 마음껏 누려 본다.
그림에 대해 어려움을 느낄수 없이 자세한 설명이 어우러져 있는 것이 이 책을 오랫동안 소장하고픈 생각이 들 정도였다.
 
3권 게르망뜨 성 쪽으로와 4권 소돔과 고모라, 5권 갇힌 여인과 6권 탈주하는 여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7권 되찾은 시절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전부 나열할 수 없었지만 오래도록 두고 보고픈 프루스트의 소설과 수많은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행복만으로도 이 책의 소장가치는 충분하다고 보여진다. 오래도록 영원히 간직하고픈 책을 만나기란 흔치 않은 일이지만 이번 그림과 함께 읽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란 책은 10점 만점에 10점도 모자란 기분으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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