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판타지
김별아 지음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가족은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며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작지만 가장 위대한 집합체이고, 또 가장 가깝기 때문에 소홀해 질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늘 곁에 있어주기 때문에 특별히 표현하지 않아도 될 것같고, 아무 조건없이 죽는 날까지 나의 허물을 덮어주고 사랑해주는.. 나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바로 가족이다. 하지만 가족이니까.. ‘말 하지 않아도 알겠지’, ‘이해해 줄거야’ ‘가족이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가족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법칙이 많이 뒤따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고.. 이 부분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반성도 해 보게 된다.




저자 김별아가 이번에는 소설이 아닌 가족에 대한 새로운 고정관념으로 무장한 산문집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시대가 바뀌면서 본질적인 가족의 의미는 다르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전통적인 가족의 관계나 구성, 그 범위가 많이 달라져 가고 있는 요즘, 우리는 가족의 위기나 가족이 붕괴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가족 판타지는 가족에 대해 가장 유쾌하고 정확한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가슴 뭉클한 가족의 사랑 이야기와, 가족과 함께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판타지로 우리를 안내해 주고 있다.




지글지글 아스팔트가 끓는 여름에 굵은 땀방울을 흘려가며 쓰레기를 치우셨던 늙은 청소부도, 폭풍우속에서도 끊긴 전선을 고치기 위해 전신주 위를 올라가는 어떤 이의 모습도, 특수 제작된 삼겹살집의 무거운 돌판을 하루종일 주방에서 쪼그려 앉아 닦던 아주머니도 모두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잘났건, 못났던 모두 그 가족들을 위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아름다운 우리의 가족이다. 이미 첫 번째 주제의 이 이야기들을 읽으며 내 가슴에 무언가 울컥하고 치솟아 오르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근본이 없는 인간은 없다. 그리고 사람은 절대 혼자서는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서로 도와가며 위로받고, 또 위로해주며 살아가는 존재란 사실을 볼 때, 우리 가족중에서 특별히 누가 더 잘 났고, 못났고 하는 문제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사랑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가족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미워하고, 시기하는 마음이 아니라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서로에게 힘이 되준다는 사실이다.




가족의 다른 이름은 식구(食口)이다. 식구란 말은 글자 그대로 밥을 함께 먹는 사람, 같은 집에서 끼니를 같이 하며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족은 함께 나누어 먹으며, 나누어 먹을 그 무엇인가를 구하기 위해 일을 하고, 그 일을 해낼 힘을 얻기 위해 함께 모여사는 것이다. 이제는 대가족을 이루며 사는 가정을 보기 어려운 시대이다. 가족의 수가 줄어들고, 구성원의 역할 자체가 달라지고 있지만 가족의 본질적인 의미는 영원히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 말하지 않아도 가족간에는 더 잘 알아주고, 이해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보듬어 주고, 아픈 곳을 위로하며 힘을 북돋워줘야 한다는 지극히 기본적인 사실을 느끼며 그동안 소홀했던 나의 가족들에게 너무 많이 미안해진다. 가족이기에 그 어떤 두려움 앞에서도 망설이지 않을수 있고, 가족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사회를 보면 생각지도 못할 파렴치한 일들이 너무 많이 생겨나는 것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다.




가족의 끈끈한 인연으로 만난 이상 우리는 그 틀을 깨거나 부정할 수 없다. 평생을 같이 하는 가족이지만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가족 판타지를 읽으며 지금 나의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금이라도 나 자신은 더욱 더 따뜻하고, 힘이 되줄 수 있는.. 그리고 더 이해할 수 있는 가족으로 남고 싶은 희망을 꿈꿔보며 자랑스런 그들의 가족으로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가 되어 나의 가족들을 원없이 사랑하리라 다짐해 본다.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 번 깨우치게 도와준 저자의 책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가족이 없다면 나도 없는 것이란 생각이 더 강하고 단단해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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