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余命 : 1개월의 신부
TBS 이브닝 파이브 엮음, 권남희 옮김 / 에스비에스프로덕션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 여명(余命) 1개월의 신부란 제목을 보면서 난 이미 어떤 스토리일지 조금은 예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표지에 신부 사진을 보면서 주인공이 너무 어리잖아..싶은 생각에 마음이 심란해지기 시작했고, 책의 도입부에 등장한 그녀의 사진들을 보게 되었을 때는 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녀가 정말 암에 걸린 환자란 말인가.. 이 사진속 주인공이 그 암이란 병으로 앞으로 1개월밖에는 살 수 없는 젊은 여성의 모습이란 말인가...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환하고 밝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여명 1개월의 환자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여명(余命) 1개월의 신부는 2007년 5월 일본 TBS-TV의 이브닝 파이브란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졌던 스물네 살 나가시마 치에의 암 투병기와 그녀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엮어낸 책이다. 이 이야기는 허구가 아니고, 실제 우리곁에 살아있었던 치에의 마지막 1개월의 현실을 기록한 책이며,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지금.. 그녀는 이 세상에 없다.




인생의 황금기라 불리울수 있는 스물세 살의 나가시마 치에는 나이에 걸맞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아리따운 젊은 여성이었다. 밝고 화통한 성격으로 그녀의 주위에는 늘 많은 친구들이 있었고, 언제나 공손하고 예의 바르던 그녀에게는 즐겁게 일할수 있던 직장도 있었다. 사랑하는 아버지와 그녀를 끔찍하게도 생각하는 이모가 있었고 치에는 평범했지만 그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스물세 살 되던 해 가을에 그녀는 유방암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왼쪽 가슴에 점점 커져가는 응어리에 불안을 느낀 치에는 아버지와 함께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게 되는데 아무 일도 없기를 바라던 간절한 마음이었지만 암이란 선고를 받게 되었고, 어린 나이였던 그녀가 유방암이란 선고를 받고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을지 생각해 보면 정말 아찔하고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녀를 사랑하는 타로를 만난 시기도 바로 그 때쯤이었다. 프로포즈를 받게 되지만 암이란 선고를 받은 후였기 때문에 그녀는 타로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하다가 타로에게 유방암이란 사실을 얘기하고 눈물을 쏟는 장면은 나 역시 울컥하는 마음에 치에가 너무너무 안쓰러웠다. 하지만 타로에게 치에의 암이란 장벽은 그들의 사랑에 비해 결코 이기지 못할 싸움거리가 되지 못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고백을 하고, 동시에 그녀로부터 암이란 이야기를 듣게 되었던 타로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지...




항암제 치료를 시작하고 암과의 투병생활을 치에는 용감하게 버티며 이겨냈지만 항암제의 효과도 점차 없어지고 치에는 유방절제술을 받기에 이른다. 젊은 여성으로써 가슴 절제술을 받는다는 것은 그 무엇에 비교할 수도 없이 큰 절망에 빠질수 있던 일이었지만 치에는 고통스러운 수술을 겪으면서도 극복할수 있다는 자신감과 오히려 암을 고칠수 있다는 희망에 행복을 느낀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크나큰 불행앞에서도 희망과 행복을 이야기하며 자신보다는 주윗사람들을 먼저 챙기는 치에를 보면서 내 마음또한 간절히 바라기 시작했다. 부디 치에가 끝까지 기운을 내서 꼭 살아나기를...




스물세 살에 처음 유방암 선고를 받고 항암치료와 가슴 절제술까지 받은 치에는 이듬해에 재발로 인해 국립암센터 중앙병원에 다시 재입원을 하게 된다. 이 때 의사는 가족들에게 치에의 앞으로 살아있을 가능성에 대해 여명 1개월이란 선고를 하게 되고... 마지막까지 그녀 자신을 비롯해 사랑하는 사람들 모두가 그녀가 이겨내길 바라고 또 바랬지만 결국 여명 1개월의 선고를 받은지 37일만에 그녀는 생애를 마친다.




사랑하는 사람의 남은 생명이 앞으로 1개월이라면..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지...
여명 1개월의 신부였던 치에의 삶을 보며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던 시간이 되주었다.


고통스러운 치료기간에도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았던 나가시마 치에는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들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았으며 암이란 큰 병마에 맞서 용감하게도 잘 버텨주었다. 남아 있는 사람들 모두 그녀와의 추억으로도 세상속에서 큰 힘을 얻을 것이며, 치에가 마지막으로 남겼던 그 말을 잊지 않을 것이다.

“내일이 온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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