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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글쓰기 -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 글쓰기의 지혜
애니 딜러드 지음, 이미선 옮김 / 공존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창조적 글쓰기의 작가 애니 딜러드는 대학에서 문학과 창조적 글쓰기를 공부했으며 시인이자 소설가, 수필가, 문학비평가로 활발히 활동하며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그 외 많은 상과 찬사를 받고 있는 글쓰기의 전문가로 꼽히는 사람이다. 더구나 창조적 글쓰기는 20년간 글쓰기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훌륭한 책이기에 아직 글쓰기에 관해 책을 봤던 경험이 없었던 나로써는 이 책을 보며 배울수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에 행복한 마음으로 책을 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직접 서평을 쓰기 시작할 무렵 어려서 학교다닐때는 곧잘 독후감이나 글짓기로 상도 타보고 했던 기억을 어렴풋이 더듬어보며 글쓰기가 뭐 그리 어렵냐는 식의 반문을 내 스스로에게 반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나 조차 한 권의 책을 읽은 후 내가 느끼고 봤던 그 느낌, 그 경험을 그대로 살려 표현해 낸다는 사실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지를 점점 더 느끼게 되었다.
한 개의 단어로 시작해 단 한줄의 문장이 완성되고 여러 문장들이 모여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애니 딜러드는 한 줄의 단어를 가리켜 망치라고 표현한다. 글이 가지고 있는 위대한 힘을 여기서 또 한 번 느낄수 있다. 글은 어떤 사람에겐 독이 될 수도, 또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자. 내가 쓴 한 줄의 글로써 여러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파장은 클 것이다.
작가가 자신이 쓴 글을 너무 자주 읽다 보면 마음속으로 외우고 있는 시처럼 그것이 꼭 필요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 부분이 그 자체의 익숙한 리듬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작가는 그것을 버리지 않고 간직하게 된다. (15p)
저자는 글쓰기에서 가장 주의할 점을 잘못된 부분을 바로 인정하는 것이라 얘기한다. 그것은 곧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이며 경험많은 작가들에게 배울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작가는 일상에서 얻을수 있는 감정, 느낌등을 쉽게 버리지 못하고, 매일처럼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하루에도 수 천개의 단어와 문장을 연결해서 글쓰기를 반복한다. 작가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자유로운 삶을 산다는 말과 같을수도 있지만 그만큼 절박하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없을 것같다는 생각에 안쓰럽기까지 하다.
좋은 날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훌륭한 생활은 하기 힘들다. 감각으로만 경험한 좋은 날들로 이루어진 삶은 충분하지 않다. 감각의 삶은 탐욕의 삶이다. 감각의 삶은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반면에 영혼의 삶은 더 적은 것을 요구한다. 시간은 풍요롭고 그 흐름은 달콤하다. (52p)
화가는 바탕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해 완성된 작품에서 우리가 볼 때는 과정이 필요치 않다. 사진작가 역시 가장 완벽하고 화려한 순간을 렌즈에 담아 인화한 결과물로 대중들의 평가를 받으며, 영화나 방송, 잡지등 생각해 보면 글쓰기 만큼 적나라한 작업도 없는 것 같다. 그에 비해 작가의 작업은 처음부터 고스란히 속내를 보이는 것처럼 작업의 모든 과정이 결과물로 들어나며 한 번 완성된 글은 다시 되돌릴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글은 위대하고도 어찌보면 무기력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창조적 글쓰기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너무나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의미는 확실하게 전달해주고 있으며 눈에 쏙쏙 들어오는 그녀의 글들은 내가 평생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책을 또 한 권 찾았구나하는 반가운 마음도 들게 했다.
또 풀리지 않을 것만 같았던 문제.. 그동안 글쓰기에 대한 답답했던 내 문제들을 말끔히 풀어주었고, 내 고민을 해결해주는 책이었다. 글은 이렇게 써야 하는구나..란 사실을 애니 딜러드의 이 책과 그녀가 정말 말하고자 했던 의미를 깨달음으로 느낄수 있었고, 내 생각의 정리하는 법을 배웠으며 또 가장 중요한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었다. 글쓰기에 목말라 있는 누구에게라도 이 책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답답했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는 지침서가 되줄 것이다.
닫혀진 마음을 가지고 책을 읽거나 세상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영원히 만족할 만한 글을 쓰거나 읽을수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내 마음이 먼저 열려야 한다는 사실이고, 내가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대할때만이 그들도 내게 같은 감정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글을 쓰면 쓸수록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그만큼 다른 사람의 글을 보는 눈이 커진다는 의미는 아닐까?
“세계는 절대적인 것으로 가득, 가득 차 있다. 이것을 보는 것은 곧 자유로워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