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in BLUE - 꿈꾸는 여행자 쥴리와 져스틴의 여행 에세이
쥴리.져스틴 글.사진 / 좋은생각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 순간이 되면

떨어져 버리는 것이 있다.

 

늘 쓰는 비누가 그렇고,

늘 마시는 차가 그렇고,

늘 바르는 로션이 그렇다.

 

새로 사거나

다시 채워 넣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다행이다.

 

늘 추억속에 잠겨 살아도,

그 추억을 마시고, 바르고, 문질러도

추억이 떨어져 불안에 떨 날은 없을테니까.

 

지중해,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그들과의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아주 오래 전 프리윌리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 영화속에서 봤던 아주 파란 빛깔의 바다는 이제껏 어디에서 봤던 바다보다 내겐 큰 감동으로 남아있다.

처음 이 책은 단지 그 때 봤던 프리윌리의 바다 빛깔처럼 너무나 파란 색의 표지에 나도 모르게 이끌려 보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생기게 했던 것 같다. 여행 에세이집은 부담없고 편하게 읽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책을 구입하게 될 때면 늘 몇 권씩은 빠지지 않는 책중에 하나다. 개인적으로는 여지껏 블로그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쥴리와 져스틴의 이렇게 멋진 글들과 사진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 책의 저자들 모두 블로그에 올렸던 멋진 사진들과 글들을 책으로 엮어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던 것 같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책을 기다리는 시간이 다른 때보다 더 지루하다고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리스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면 하얀색과 파란색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산토리니를 생각해 볼 수 있었는데 쥴리와 져스틴은 산토리니 이아 마을 말고도 그 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저녁 무렵 물들었던 석양과 노을, 길가에서 군밤을 파시던 할머니, 공항과 바다 등.. 아주 낭만적이지 않은 소재로도 너무나 공감이 갔던 글들과 멋진 사진들로 나를 충분히 감동시켰다.

비가 내렸던 그 날. 그리스를 떠나던 밤..

그 낭만적인 밤을 기억하게 된다.

 

이집트의 나일강에서 마주쳤던 맑은 눈망울의 소년들, 아타바 시장 상인들의 친절함에도 너무 친근할 수 있었고, 카이로 도로에서 만났던 인심좋은 택시 아저씨까지.. 모두들 너무나 만나보고픈 사람들이 되어 버렸다. 코샤리에서 먹었던 500원짜리 스파게티(?), 끝도 없는 사막과 하늘, 자그마한 마을에서부터 룩소르 왕가의 계곡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날 그 곳으로 안내한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참으로 멋진 글들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신기루를 말로만 듣다가 사하라 사막의 신기루를 직접 대한 소감은 아찔하기까지 했다. 100원이 안 되는 사탕수수 주스로도 맘껏 누릴수 있었던 여행에서의 달콤한 행복까지 난 그들과 함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직접 느끼고 생각하며 대화도 했고 여행의 참맛을 같이 알아가게 되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맞은 새벽 여명을 시작으로 터키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이스탄불 해안가를 구경하며 그 많던 생선들을 보고 아무리 찾아봐도 결국 횟집은 없었다는 말에 친한 친구의 농담처럼 한참을 웃기도 했다. 블루 모스크에서 봤던 무슬림들의 성스러운 기도 의식과 신시가지인 베이오울루의 상반되던 느낌은 같은 나라가 아닌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고 애거서 크리스티가 머물며 오리엔트 특급살인을 썼다는 페라 팰리스 호텔이 벌써 100년이나 넘었다는 얘기는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위대함과 카파도키아 비둘기 계곡에서 만난 눈 위의 낙타 모습이 너무나 신기해서 몇 번을 다시 넘겨 보았고, 중간중간에 여행했던 곳에 대한 티켓을 찍어 올린 사진들과 겸한 설명도 너무 친절했다. 일상에 찌들어 있다가도 단지 떠나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언제, 어느 곳으로든 그들은 길을 떠난다. 목적지가 어디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두근 거리는 마음과, 그들을 반겨주는 햇살 넘치고 평화로운 곳..
그들이 있는 곳에 언제나 나 역시 함께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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