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순간도 방심하지 마라 
 

'구해줘' 처음 이 책에 제목만 보고는 무슨 내용으로 85주 연속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가 되었을까.. 의아한 생각이 들기도 했고, 도대체 그만큼 대단한 책이라면 어떤 내용인지 너무 궁금한 마음이 이 책을 선택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기욤 뮈소의 책은 처음이었지만 낯설다는 느낌보다는 오래 전부터 알아왔던 친숙하고 편안한 느낌의 글들이 쉽게 다가왔다. 또 일단 책을 잡으면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을 때까지 절대 손에서 놓을수 없을것이란 소갯말에 내심 기대감에 부풀어 있기도 했다.

1974년 프랑스 앙티브 출생인 기욤 뮈소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경제학과 석사과정을 이수한 후에 고등학교 교사로 지내며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저자의 소설은 어떨지, 호기심 가득한 맘으로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읽어 내려가며 난 가장 먼저 등장했던 여주인공 줄리에트를 만남과 동시에 pretty woman의 줄리아 로버츠를 떠올리게 되었다. 섣부른 판단이었을지 모르지만 여주인공의 실타래처럼 얽힌 사건과 아픈 과거쯤을 생각하다 보니... 보호본능을 자극했던, 그래서 너무나 지켜주고 싶었던 여주인공이 떠올랐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는 줄리에트를 상대할 남자 주인공이 차례대로 나와줄테고... 틀에 박힌 스토리가 이미 내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었지만 이 소설은 다른 책들과는 뭔가 좀 다르다는 인상을 받기 시작했다.

우연히 마주친 샘과 줄리에트의 만남은 너무나 신선하게 다가왔고, 둘은 서로 알게 된 후 강렬한 이끌림으로 사랑을 하게 되는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들로 입에 침이 바싹 마르고, 숨이 턱하고 막힐것만 같은 기분으로 무려 446 페이지나 되는 이 책을 이틀만에 다 읽고 덮기까지 그 다음 스토리 전개나 앞으로 펼쳐질 어떤 사건들에 대해 내 머릿속에는 온통 줄리에트, 샘, 구해줘... 뭐 여러가지 것들로 뒤죽박죽이 되버렸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을만큼 책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웬만한 책들을 읽는데 필요한 시간을 따져만 보아도 내가 이 책을 이렇게 빨리 읽어버릴줄은 정말 몰랐으니까... 그 어떤 헐리웃 액션 영화도 이만큼 박진감이나 스릴이 넘치진 못했던것 같다. 소설을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 펄벅의 대지이후 이렇게 몰입해서 소설을 봤던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한 페이지도, 아니 한 문장도 그냥 흘려 버릴수 없었고 스릴만점의 빠르게 전개되는 사건과 또 다른 반전..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겐 모두 인생의 아픔과 좌절, 고난의 시간들이 얽혀 있지만 저자는 그들을 통해 세상을 향해 맘껏 소리치게 하고, 결코 만만치 않은 세상속으로 뛰어들게 만들고 있다. 결국 세상의 모든 불행과 악으로부터 나약하기만 했던 그들은 스스로 그 문을 열고 뛰쳐 나오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만들어 놓은 벽은 결국 나만이 무너뜨릴수 있다는 법칙을 알려주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소설이 이렇게만 씌여진다면 난 아마도 소설매니아가 되고 말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과연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확실히 올라설수 있었던 기욤 뮈소의 힘을 느낄수 있었다. 소설을 읽은 후 뿌듯한 마음과 가슴 벅차오름을 느껴본 적이 언제였던지...
너무나 오랜만에 맛보는 행복함이다.
당분간 기욤 뮈소의 구해줘는 내 맘속에서 한참이나 머무르게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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