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 시집 - 체 게바라 서거 40주년 추모시집
체 게바라 지음, 이산하 엮음 / 노마드북스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체 게바라의 책은 처음 읽어 보는 것이다. 위대한 사회주의자였고 혁명가였다는 얘기를 어디에선가 본 듯 하지만 권력에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했다는 그가 어떤 사람이길래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했던건지.. 원래 그의 전기를 먼저 읽어봐야 하는게 순서에 맞겠지만 이 시집을 먼저 접하게 되었기때문에 난 그의 시집을 먼저 읽어 보았다. 게바라의 시집을 읽기 시작한 후부터 도대체 혁명이란 무엇일까..고단했던 그의 인생을 눈에 그려본다.

만일, 어떤 지도자가 이 세계를 두 개로 나눈다면 난 기꺼이 민중들 편에 설 것이라는 그의 깨달음으로 책은 시작한다. 1928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의사 시험에 합격까지 했던 그는 편안하고 순탄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계급문제와 빈부격차로 억압받고 고통 받고 있었던 가난한 남미의 민중들을 접하게 된 후,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지고 만다.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그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갈 것을 결심하게 되었던 것이다.

쿠바로 건너간 그는 카스트로와의 만남을 계기로 게릴라 혁명투쟁에 본격적으로 참가하게 된다. 총알이 빗발치는 게릴라 전투기간 동안에도 그의 배낭속에는 언제나 괴테, 보들레르, 도스토예프스키와 네루다, 마르크스, 프로이트, 레닌 등의 책이 떠나질 않았으며 그의 일기에는 수많은 전투기록과 그 기록 사이에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시와 같은 글들로 꽉 차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역사와 민중에 대한 그의 애정은 뜨거웠다고 보여진다.

쿠바 혁명이 성공한 후에도 그는 편안한 삶을 택하지 않고, 또다시 고통받는 민중의 편이 되어 볼리비아 밀림으로 들어가 새로운 혁명운동을 이끌게 된다. 쿠바의 모든 권력을 반납하고 가족들에게조차 아무 것도 남겨주지 않았던 그는 39세의 나이로 볼리비아에서 장렬하게 싸우다 생을 마감한다.

게바라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공부한 후 자본주의 사회와는 타협할 수 없는 공산주의자가 되고 마는데, 그가 이루고자 했던 진정한 의미의 혁명은 보는 시각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으로 다가오지만 가난하고 오래된 계급의 틀에 갇혀 살 수 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을 위해 목숨바쳐 싸웠던 그가 서거한지 수십년이 지난 오늘까지 많은 이들로 하여금 가슴속에 깊이 되새겨지고 있다는 의미만으로 우리는 그런 그를 진정으로 위로하고 싶은 생각이 들것이다.

체 게바라는 찢어진 군화를 꿰메 신고, 구겨진 전투복에 남루한 인생을 살았지만 그의 영혼의 날은 언제나 반듯하게 서 있었고, 빛나는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한 인간으로서는 너무 가여운 인생을 살았다는 생각과 동시에 공산주의자였지만 이런 그를 필요로 했던 시대적이나 사회적인 상황에 그가 모든걸 버리고 투쟁했던 진정한 혁명가로 보인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을수 없다.그는 목숨을 걸고 싸웠으나 그 어떤 댓가를 바라지 않았고,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였으며 체 게바라야말로 진정한 인간이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에는 불가능한 이상을 품자"

자신의 이상과 신념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그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에게도 진정한 혁명가인 것이다. 그가 품었던 이상을 가장 잘 표현해내었던 구절을 옮겨본다.

 
행복한 혁명가

쿠바를 떠날 때,
누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씨를 뿌리고도
열매를 따먹을 줄 모르는
바보 같은 혁명가"라고...

내가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그 열매는
이미 내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난 아직
씨를 더 뿌려야 할 곳들이 많다
그래서
나는 더욱 행복한 혁명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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