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노이드 파크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1
블레이크 넬슨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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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고 많은 사람 틈바구니에서 나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예민해지기도 하고 자아 정체를 찾기 위해 많은 혼란을 겪으면서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것이 인생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들 때쯤이면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는 학창 시절에 어쩌면 일부 학생들만 경험했을지도 모르는 나쁜 짓이라는 것은 광범위하지만, 자신이 느끼기에 나쁜 짓이나 행동이라는 전체하에 마음속 깊이 숨겨서 고통을 그대로 함께 간직하며 살아가는 이도 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그 고통을 누군가에게 고민이라는 것으로 털어놓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고 학창 시절이 아니더라도 성인이 되어서 나쁜 일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인생에서 한번 밖에 오지 않는 고등학교의 시절로 되돌아가 그때의 기억을 잠시나마 더듬어 보게 된다. 학교 다닐 때 반항심과 무언가 모르게 아웃사이더처럼 행동하며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것처럼 생각될 때가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 「파라노이드 파크」를 통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그들의 마음속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누구나 생각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인 주인공은 3학년이었고 스케이트보드에 관심이 많았다. 때마침 학교에서도 스케이트보드의 마니아이기도 하고 아주 잘 타는 선배인 그를 통해서 스케이트를 배우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자 ‘자레드’라는 선배를 찾아가서 보드의 기술을 배우게 된다. 《파라노이드 파크》라는 곳이 이 책의 주 무대가 되는 셈이다. 여기서 말하는 ‘파라노이드 파크’는 포틀랜드 도심지의 스케이트를 타는 곳으로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한 채 스케이트 마니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곳이기도 하지만 나쁜 무리라 불리는 부랑자들의 본거지라고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무서운 곳이기도 하지만 나쁜 소문도 많이 떠돌기 때문에 정신병자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는 파라노이드 파크는 악마의 손길이 자라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염려했던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10대 소년이 그곳에 오게 되면서 영역 싸움처럼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그 다툼은 질풍노도의 시기가 한창이었던 그들에게 불씨를 지피게 되고 그 불씨는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고 마는 사건이었다. 그것을 지켜보게 된 주인공은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경찰에 신고하느냐 아니면 모르는 척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결국, 많은 고민 끝에 아버지에게 털어놓기로 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게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학교에 경찰이 찾아와서 질문하고 그때의 상황을 떠올리며 살인인지 아니면 과실치사인지에 대한 고민을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그런 상황에 부모님의 이혼까지 더해져 주인공의 상황은 비극적으로 흘러간다. 자신조차 예상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과 자신이 지켜본 사건에 대해서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털어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 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나의 사건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에 아주 큰 소용돌이가 생겨나고 그 소용돌이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나 그 행동을 통해서 어떤 책임을 전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부담이 기다리고 있었다. 

 예민한 시절의 소년을 주인공으로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섬세하고 표현력도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주인공이 생각한 옳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의 결과는 아마도 독자의 몫으로 돌리고 있고 그에 따른 생각 또한 각자의 몫으로 돌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소설이라서 행복한 결말이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로 마침표를 찍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와 반대되는 결말로 이 책의 저자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짐작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자신의 말이나 행동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이 사건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그의 심리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까지 잘 그려내고 있기에 자신의 잘못은 결과적으로 자신이 떠안고 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였다. 옮은 것과 잘못된 것에 대한 구분은 확연하게 보이지만 그 상황에서 어떤 것이 잘한 행동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주기 때문에 모든 결정과 행동은 비로소 자기 자신에게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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