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나비 날아가다
이은식 지음 / 타오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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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우리나라 역사를 돌아보면 안타까운 일도 많고 가슴 한 곳에 묻어야 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안타까움과 한으로 응어리진 비극적인 역사 이야기가 더 많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왜곡된 역사를 접할 때도 있지만, 역사를 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그리고 나라마다 다르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역사가 어렵게 느껴지고 멀게만 느껴지던 나에게 역사 픽션소설은 역사에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기에 나도 모르게 역사 픽션소설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재미와 함께 역사를 배경으로 흘러가는 사건을 접할 수 있기에 딱딱하고 지루한 역사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19세기 초에 세도가들의 이기적이고 포악한 정치와 그들의 비리가 판치던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사람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홍경래’였다. 홍경래는 오랜 세월 끝에 세상을 바꾸고자 일으켰던 사건이 ‘홍경래의 난’이다. 그는 몰락한 양반가문에서 태어났고 난을 일으키게 된 것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백성의 현실 때문이었다. 그래서 정권을 뒤바꾸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편에 있던 이가 있었다. 바로 ‘김삿갓’이었다. 그는 안동 김씨에 세도가문의 일원이었음에도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20대 이후의 삶을 방랑하게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조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에 협조한 바 있었으나 이 사실을 김삿갓은 알지 못했고 이후에 조부를 비난하는 글로 장원을 하게 되고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된 이후 방랑한 생활을 한다. 그가 그런 생활을 하는 것이 권세가문에 대한 반항이라고 생각했고 사회의 모순을 시로 표현하게 된다. 이렇게 상반된 두 사람이 한 시대인 19세기에 존재했다는 것이다. 「미친 나비 날아가다」라는 역사 픽션소설은 김삿갓 즉, ‘김병연’과 ‘홍경래’, ‘김익순’이 서로 얽혀 있고 그 시대에 일어난 사건이나 세 사람이 걷고자 했던 길은 지금의 현대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반대의 위치에 서서 대립하고 있는 ‘김병연’과 ‘홍경래’, 그리고 홍경래 편에 서서 비굴한 입장이 되어버린 ‘김익순’의 세 사람의 구도로 그려지는 이 소설에서는 아마도 현대 사회에서 우리의 모습을 재조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버리면서까지 방랑한 생활을 했고 또 누군가는 세상을 바꾸고자 했다. 서로 극과 극인 인물을 이 책에서 역사의 배경과 함께 잘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 소설이나 실제로 역사의 왜곡된 사건이나 부분을 사실대로 혹은 있는 그대로 밝혀내기 위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과거에 존재하지 않은 이상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란 어렵다. 그런 부분에서 역사 소설은 그런 부분을 잘 포장해서 재미있게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각자 다른 삶을 살았던 역사에 묻혀 있는 인물에 대한 일생과 사건을 보여줌으로써 현대 사회에서 혹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네 모습의 한 부분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 자신의 모습과 지나간 인생의 한 부분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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