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정거장
전경린 지음 / 문학동네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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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잊고 있다가도 어느날 문득 찾아서 읽게 만드는 힘을, 전경린의 소설은 갖고 있다. 그건 아마 그녀가 끊임없이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지어내기 때문인 것 같다. 삶을 통해서 상처를 입고, 일상에 지쳐버린 그녀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혼자 남겨진 여자, 불륜을 위해 결혼을 하려던 여자, 첫키스 후의 이별을 십년 동안 간직한 여자, 강간당하고 복수 속에 스스로를 던져버린 여자, 찢어진 발의 상처를 끌고 중국으로 간 여자, 중력에서 벗어나 있는 서커스단의 여자, 달밤을 헤매는 여자... 하지만 그들은 상처를 끌어안고, 묵묵히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그 속에서 어쩌면 행복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은 실마리를 본다.

그리고 그 탁월한 묘사감각.. 한정된 소재들과 그것에서 오는 단조로움과같은 안타까움들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소설을 읽게 만드는 매력을 잘 보여주는 단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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