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온 20세기 1
최정호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1999년 2월
평점 :
절판


1980년에 태어난 나, 그리고 내 또래의 세대들에게는 21세기가 우리의 세기가 아니듯 20세기 또한 우리들의 세기가 아니다. 하지만 일제 식민지 시절부터 1999년까지를 살아온 저자에게는 분명 자신이 살아온 세기일 것이다. 그래서 그가 체험하고 느껴온 20세기는 나에게 있어 너무나 멀고 희미한 인상으로 다가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와 같이 살아온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의 20세기는 그와 같은 세대들의 평범한 20세기와는 좀 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의 끼니를 해결하고 조금더 잘 사는 것이 목표가 되었던 어린시절과 청년시절을 살았던 우리, 보통의 할아버지, 아버지들과는 달리, 그는 지방 유지의 아들로 태어나 문학과 철학 속에서 어느 것을 전공할까하는 고민을 하고, 한국 전쟁의 포성 속에서도 대학에 입학한 그런 20세기를 살아온 사람인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이 책의 제목이 이야기하는 '우리가 살아온'이란 수식어가 낯설게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책 속의 20세기는 보통의 에세이식 역사학에서 나오는 쉬운 역사 이야기이고, 그들만의 20세기란 생각이 드는 것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보여지는 그의 보수적인 분위기란... 한국전쟁이 왜 일어났나는 차치하고 누가 일으켰느냐만 물어대는 끈질긴 반북의식과 한국전쟁에서 우리가 얻은 것이 공산당을 다시 보게 되고 경계하게 될 수 있었던 것이라는 마무리에서는 정말 질려버리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본래 이 책은 두 권으로 기획되었던 것 같은데 왜 첫 권만 나오고 말았는지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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