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놈들의 제국주의 - 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3
우석훈 지음 / 개마고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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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직접적인 저작은 『88만원 세대』밖에 읽어보지 못했다. 거기에 더해 지승호씨와 함께한 인터뷰집까지는 읽어봤다. 그렇다면 이번이 우석훈과의 세 번째 만남인데, 전체적으로 좀 공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핵심 주장은 이러하다. '현재 한국은 제국주의형 경제로 변신을 꾀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팽창일로에 놓인 중국, 일본과의 평화적 관계 정착에 실패한다면 30년 이내에 반드시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글쓴이는 제국주의형 경제체제로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는 '징후'를 제시한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직인에 '삼족오'를 새겨넣는다는 뉴스에 열광하는 우리 국민, 황우석 사태와 디워 논쟁, 월드컵 당시 나타난 일방적인 열광과 그에 맞추어 발전하는 기업들의 쇼비니즘 자극 마케팅, 그리고 내부식민지로 전락해가는 모습을 보이는 북한 경제 등에서 글쓴이는 '한국 경제가 내적 불균형을 더이상 감내하지 못하는 단계에 와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꾸만 해외로 팽창하려 한다'는 주장의 근거를 찾는다. 

일상 생활의 사소한 면면에서 변화의 징후를 읽어낸다는 점에서 우석훈씨의 예민함 내지 감수성에 공감할 수 있었다. 나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 삶 주변의 곳곳에서 조그마한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책의 주제와는 상관없지만 잠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제 우리 아파트 1층에 학원 광고지가 붙었다. 초등학생 전문 학원이라는데....  


 

 

 

 

 

 

 

이나라 교육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정말 종잡을 수가 없다. 스펙이라는 말이 드디어 초등학생에게까지 내려갔구나 하는 마음에 정말 기분이 가라앉았다.  

주제와 상관없는 이야기는 그만해야겠다. 아무튼 저렇게 사소한 것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면면에서 글쓴이는 한국 경제의 팽창주의로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것을 우리에게 알리려 노력한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좀 산만하다. 아무리 10대가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여졌다고 하지만, '이걸 봐라 장난아니지?'라고 해놓고는 별다른 정리 없이 자꾸만 다른 근거를 들이대며 '공포'를 조성한다. 거기에 더해, 결말의 허무함은 더더욱 아쉬운 면이다. 물론 어느 학자든 대안을 내놓는다는게 쉽지 않다는 점은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대안제시에 조금 더 신경썼다면 훨씬 더 좋은 책이 될수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다만, 닫는글인 '교육 파시즘의 시대, 학교 파시즘에 부쳐'라는 글은 우리 모두가 꼭 생각해봐야할 문제를 잘 제시해주는 글이다. 30년 후에 전쟁이 발발할수도 있다는 글쓴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이 책을 마주친다면 꼭 마지막 닫는글은 읽어보길 바란다. 

읽은 기간 : 2011 01 10 ~ 2011 01 12 

정리 날짜 : 2011 0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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