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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뢰 위험사회의 한국 언론- 연구서 06
유선영.이강형 지음 / 한국언론재단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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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인터넷 뉴스- 언론사닷컴, 인터넷신문 그리고 포털 뉴스서비스
김위근 외 지음 / 한국언론재단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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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뉴스의 의제설정- 연구서 2006-05
최민재 지음 / 한국언론재단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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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와 인터넷 저널리즘 (반양장)
김경희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3년 3월
16,500원 → 16,500원(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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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무늬
고종석 지음 / 개마고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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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석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시기는 5년 전이다. 스물한 살이던 그 시절, 과 선배 자취방에서 고종석의 책 '감염된 언어'를 발견했다. 꽤나 흥미로운 제목이라 읽기 시작했던 그 책을 접하며 나는 고종석의 팬이 됐다.


'자유의 무늬'는 고종석이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신문 및 각종 지면에 발표한 글을 묶은 책이다. 책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가 없다고는 하지만, 고종석의 사상이 책 곳곳에 뿌리박혀 있다. 그리고 고종석의 사상은 꽤나 일관적이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의 화신인 그에게 모든 종류의 집단주의, 특히 민족주의는 혐오 대상이다. '자유의 무늬'에 수록된 여러 글에는 이러한 그의 사상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나 역시 그 사상을 따르는 독자이기에, 기꺼운 마음으로 그의 글들을 읽었다.

가장 마음에 들어온 글은 '진리의 열정에서 해방되기'였다. 마지막 문단을 인용해본다.

그것이 옳지 않은 일이라고, 즉 문화로서의 전체주의를 제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우선 진리의 전유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남들이 진리를 전유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진리에 대한 사랑을 줄이는 것, 열정의 사슬을 자유로써 끊어내고, 광신의 진국에 의심의 물을 마구 타는 것이다. 자유나 평등이나 민주주의나 인권이나 환경처럼 보편적이라고 알려진 가치들에 대해서까지도 이성의 계산기를 다시 들이대며 그것들을 섬세하고 구체적인 윤리의 체로 밭아보는 것이다. 민족이나 통일이나 애국이나 스크린 쿼터 같은, 더 유동적이고 제한적인 가치들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자유의 무늬' 143쪽

날이 갈수록 내 안의 회의주의, 혹은 의심은 강해져만 간다. 그 대상은 전체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 누구에게나 부정적인 것들부터 시작해, 애국심이나 민족의식, 동기동창 문화 등 일견 보기에 긍정적인 가치에까지 미치고 있다.

문득 고종석의 책을 읽던 와중, 내가 그의 주장과 사상에는 회의의 칼날을 들이민 적이 없다는 자각을 했다. 5년 전 그의 저서를 만난 이래, 그의 주장과 글은 항상 나에게 모범으로 다가왔으며 내가 따라야 할 진리였다. 

이제 '고종석이라는 진리'의 열정에서 해방될 준비를 해야겠다. 그도 결국은 불완전한 인간이며, 트위터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인격은 사실 그리 존중할 만한 수준이 못 되는 것 같다. 다만, 뛰어난 언어학자이자 글쟁이 고종석의 모습은 꽤 오랜 시간 내가 따라야 할 모습으로 남아있을 것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내용이 하나 더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십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꺾여들어가는 내가, 벌써부터 집중력과 독해력 그리고 텍스트를 꿰뚫는 안목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약해졌다. 
산발적 텍스트와 하이퍼링크를 보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일관적이고 선형적인 텍스트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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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 개정2판
모티머 J.애들러 외 지음 / 멘토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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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문장 실력이 형편없는 번역자가 옮긴 책. 읽다 보면 짜증나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70쪽에서 `안토니누스`를 `안토니네스`라고 쓴 경우처럼 기본적인 표기조차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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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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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물 한 살 이후부터 지식소매상 유시민의 애독자였으며 정치인 유시민의 지지자였다. 정확한 첫 만남은 중학교 3학년때 책을 통해서였다. 학교 도서관에서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꺼내 읽었다. 당시에는 지은이 이름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만 했다. 끝까지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고등학생이 된 후, 유시민은 국회에서 소위 '빽바지 사건'의 주인공이 되었다. 당시 사회 선생님이 매 수업시간마다 일간지를 가져와 우리에게 1면 기사를 소개해주셨었는데, 어느 신문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빽바지' 사진이 큼지막하게 실려있었던 것이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하지만 그 이후, 당분간 유시민이라는 이름은 내 삶에서 멀어졌다. 고등학교 3년, 대학교 1학년의 시간동안 정치는 나에게 전혀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그리고 정확히 그 시기에 유시민은 참여정부의 핵심 인물로서 가장 맹렬하게 정치 인생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여름의 촛불정국을 지나며 나는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정치가 왜 중요한지,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답답한 분위기를 인식했으며, 그에 맞물려 정치인 노무현의 지나온 날을 제대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유시민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정치인 유시민이『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저자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지한게 이때였던 것 같다. 그렇게 정치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던 중, 2009년 5월의 23일 아침이 밝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국민장이 치러지는 그 기간동안, 유시민의 눈물에 깊게 감정이입을 했다. 솔직히 인정하건데, 그 순간부터 나는 유시민의 인간적인 팬이 되었다. 세간에 떠돌았던 다소 부정적인 어감의 '유빠'가 되었다. 맹목적인 10대들의 연예인에 대한 팬덤과 마찬가지로, 나는 정치인 노무현과 정치인 유시민의 이상을 지지하게 되었다.


그 다음에 찾아온 일들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정치 행로을 마무리지으며, 유시민은 다시 지식소매상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나도 한때 품었던 정치인의 꿈을 접고, 문필과 학문 사이 어딘가의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의 행보에서 굳이 동질감을 찾아내려고 하는걸 보면 아직도 '유빠' 근성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것 같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이전의 책들과 많이 닮았으면서도 참 다르다. 광범위한 배경지식과 조사를 바탕으로 적절한 사례를 제시하는 능력은 탁월한 저술가 유시민의 여전히 돋보이는 재주이다. 그러나, 이번 책은 하나의 주제를 둘러싼 소재들의 구심력이 다소 약해진듯 하다. 많은 이야기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 혹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중심으로 꿰어져 있으나, 이야기 소재가 너무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에 대해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어쨌든 자연인 유시민의 팬인 나로서는, 그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는 기회였기에 아주 좋았다. 이전의 강연이나 책, 인터뷰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다음으로 든 생각은, 그 어느때보다 '독기'가 빠졌구나 하는 생각이다. 위에서 말한 '이야기의 소재가 많다'는 점은, 달리 해석하자면 글의 특징보다도 말의 특징을 많이 담았다고 볼 수 있다. 분석과 논증의 글은 다양한 이야기를 마음껏 펼치지 못한다. 그러나 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인생에 대해 회고하고, 다가올 날을 희망하는 이야기를 풀어놓기 위해서라면, 논증적 글쓰기보다는 대화하는 듯한 글쓰기가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이번 책은 진정 자유인 유시민의 저작이다. 『청춘의 독서』도 이런 감이 없지는 않았으나, 이번 책이야말로 '한 명의 자유인' 유시민이 하고 싶은 말을 편안하게 풀어낸 책이다. 10대 독자에겐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20대를 넘어서며, 어떠한 방향으로든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모두 읽어 볼만한 책이라 권하고 싶다.

몰랐던 사실들과 감동적인 부분이 쓰여있는 페이지 수와 간단한 내용을 메모하는 것만으로도 A4 크기의 노트 한 면이 꽉 채워졌다. 한 때 뉴스와 투표를 통해서나마 그와 똑같은 정치적 꿈을 꾸었다는것이 아직도 나에게는 즐거운 기억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책을 통해서, 저자와 독자의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 


독서 기간 2013년 2월 28일 - 2013년 3월 6일
재독서 기간 2013년 4월 12일
기록 날짜 2013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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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조선을 깨우다 1 - 영어 조선 상륙기
김영철 지음 / 일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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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자체에 대한 탐구와 더불어 한국 내에서 영어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와 영어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상념은 깊이 들어갈수록 매력적인 분야이다. 내 전공이 영어영문학이기에 첫 번째 관심은 당연하고,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영어학원 광고들을 보고 있노라면 두 번째 관심사도 자연스레 따라나온다.

 

『영어, 내 마음의 식민주의』부터 시작된 나의 '영어 비판' 독서 흐름상, 이 책은 발견하자마자 꼭 읽고 싶었다. 그러나 항상 그렇듯 돈과 시간 문제, 그리고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탓에 알게 된 지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구매해서 읽었다.

 

나의 착각과는 달리 이 책에는 영어에 대한 별다른 '의견'이 없다. 한국 사회에서 영어의 병리적 기능에 집중해 독서를 해온 탓에, 나는 이번에도 그러한 내용을 기대했었다. 읽다보니 그게 아니었다.『영어, 조선을 깨우다』는 건조한 사실들과 최소한의 해석이 가미된 역사서이다.

 

1. 초반부의 지루함을 조금만 견뎌내면 대체로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이어진다. 재미를 부가하는 흥미로운 일화가 곁들여지며 책은 18세기 후반의 조선에서부터 19세기 후반 자주독립을 꿈꾸며 유학생을 파견하고 외국어교육을 실시하는 조선의 모습까지 보여준다.

 

그러나 홀의 항해기에는, 리라 호에 이어 알세스트 호에 올라 문정하던 첨사 조대복 일행에게, 맥스웰 함장이 스스로 "I do not understand one word that you say."라는 말을 종이에 써 정중하게 전해줬다고 기록하고 있다. (47쪽)

보빙사 일행은 쇼핑도 했다. 스물다섯 번째 생일을 미국에서 맞은 민영익은 백화점에서 가죽장갑을 구입해 끼고 아주 만족해했다고 전한다. 또 유길준은 한복을 벗어버리고 양복을 사 입기도 했다.(268쪽)

 

2. 그러나 위와 같은 '흥미로운' 일화들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조선 말기 지배층의 바깥 세상에 대한 무지를 보고있노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말하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식민지화는 우리 자신의 무지의 탓도 인정해야 한다. 이 책은 그것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식민지배 역사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든, 다음과 같은 역사적 사실에서 당시 조선 조정의 무지와 무능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조선 연안에 이양선의 출몰이 셀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조선은 그들과의 대화를 위한 방법을 강구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 이는 1832년 영국의 암허스트호가 조선과의 교역을 위해 한자를 구사하는 구츨라프를 통역사로 태우고 나타난 지 30년도 넘은 시점이다. 그럼에도 조선은 외국과의 교역이나 소통을 위해 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125~126쪽)

 

청나라가 자신들에게 알아서 찾아오는 서양인들과 교류하고, 일본인들이 제한적이나마 계속해서 서양 세계와 접촉하고 있을 때, 조선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당시 동아시아 문명권과 서양 문명권의 사상과 기술력 수준차는 논외로 하더라도, 주변국이 모두 교류의 상대로 보는 서양인들을 그저 오랑캐,도깨비로만 생각해 아무런 건설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았던 당시 조선의 지배층이 너무 안타깝고 또 한심하다.

 

3. 안타깝고 한심한 사람들이 아닌 현명하고 똑똑한 사람들의 성장을 지켜보는것은 역사를 읽으며 느끼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그들이 어떻게 되는지 미리 알고있을때, 그들의 성장 과정은  가슴아프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다. 윤치호가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당시 조선인 가운데 최고의 엘리트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윤치호는 열성적으로 공부했고, 그의 발자취가 세세하게 소개되어있다.

 

윤치호는 중서서원의 1885년 봄 학기에 영어독본과 영문법 지리 수학 물리학 등 다섯 과목을 수강했다. (...) 그러다 기독교에 귀의하면서 방탕한 생활을 청산했다. (...) 미국 유학기간동안 윤치호는 『워렌 헤이스팅의 인도정책』『영국사』『로마제국 흥망사』『19세기 인도제국』, 셰익스피어, 잉거솔, 호손, 테니슨, 포, 위고, 칼라일, 에머슨의 작품을 읽었다 

조선에서 한학을, 중국에서 서양 학문의 기초를, 미국에서 본격적인 공부를 마치고 중국 중서학원의 영어 교수가 되기까지 윤치호는 최고의 지적 기량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는 결국 일제에 굴복했고, 친일 지식인으로 일제시대를 살아가다 해방 후 친일파로 비난받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결했다. 이와같은 사실만을 알고 있던 나로서는 어린 윤치호가 서양의 말과 학문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나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육영공원 출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라고 지칭되는 이완용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을사오적의 이미지때문에 윤치호에게서와는 다른 종류의 감정이 느껴지긴 했지만..

 

4.마지막으로, 망국의 군주 고종에 대한 연민을 느낄수 있었다. 아버지가 물러난 후 고종이 개혁과 자주독립을 꿈꾸며 단행했던 개혁들은 보수 세력의 반발과 해외 열강의 비우호적 태도와 무관심에 떠밀려 허사가 되기 일쑤였다. 특히 안타까웠던 점은 일방적인 짝사랑으로 미국을 믿었던 고종의 순진함이자 무지함이다.

 

미국을 '공평무사한 나라'로 인식하고, 조미조약 속의 '거중조정'을 굳게 믿은 고종(...)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볼 때 조선은 크게 관심을 가질 만한 나라가 아니었다. (...) 미국은 조선에 진출한 주요 국가 가운데 한양 이외 지역에 영사관을 설치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이기도 했다. (...) 워싱턴 당국이 조선에 관해 갖고 있던 근본 태도는 기본적으로 '무관심(indifference)'였다. 이것이 조선 주재 미국공사관의 외교적 수사를 통해 전달됐을 때, 조선 조정은 그것을 '공평무사'로 해석했다. (359쪽)

위와 같은 감정들을 느끼며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갔다.

 

그런데 독서를 방해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끊임없이 나타나는 새로운 사실들이 아니었다. 글을 읽는 중간중간, 저자가 정말 기자는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엉성한 문장들이 몰입을 방해했다.

 

을사추조적발사건은 한양의 명례방에 살던 역관 김범우의 집에서 천주교를 함께 공부하다 형조에 적발된 사건이다. (86쪽)

 

영선사 일행은 9월 26일 출발, 10월 26일 압록강을 건너, 11월 17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이 기록들은 모두 음력이기 때문에, 엄동설한에 압록강을 건너 만주의 북풍을 온 몸으로 맞으며 신문물을 배우려고 고난의 행군을 강행했다. (179쪽)

 

 

서술어의 실제 주어가 생략돼있고, 주격 조사 '~은'으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문두에 자리하고있어 읽는 데 혼란스러웠다. 문맥상 누가 적발되었는지, 누가 강행했는지 파악할수야 있지만, 읽는 순간 맥이 빠지는 문장들이었다. 기자가 쓴 글인지 의심스러워지는 부분.

 

다음으로는 동일 인물의 '바뀐 이름'을 아무 설명 없이 다른 페이지에 쓰는 경우다.

1년 뒤 민주호는 윤정식과 함께 다시 상하이로 윤치호를 찾아간다. (...) 이들은 민영익에게 접근해 함께 생활하다, 민영익이 은행에 맡긴 조선 조정의 홍삼대금을 몰래 인출해 일본으로 달아나,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232쪽)

민상호와 윤정식은 잠시 귀국했다가 1885년에 다시 상하이로 가 윤치호의 주선으로 중서서원에 다녔다. 그러다 민영익 이름으로 프랑스 은행에 예치돼 있던 홍상 판매대금 1만 7288달러를 몰래 빼내(...) (294쪽)

홍삼대금을 몰래 빼낸 청년은 민주호가 맞다. 그러나 민주호는 나중에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의 설득으로 귀국한 후, 도둑의 오명을 씻기 위해 이름을 민상호로 바꾸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60페이지 후 민주호의 바뀐 이름 민상호를 제시하고 있다. 기자가 쓴 책에 어울리지 않는 실수였다. 

그 외에도 시간의 흐름이 다소 뒤죽박죽인 부분도 있고, 표현이 어색한 부분도 더러 발견되었다.

 

글의 후반부에 표현 차원에서 다소 날선 비판을 했지만, 글쓴이는 분명 지금까지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훌륭한 작업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에서 영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앞으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만한 책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읽은 기간 2012년 7월 중순 ~ 8월 12일

정리 날짜 2012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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