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묻는다 -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문재인 지음, 문형렬 엮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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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까지만 하더라도 정치에는 그다지 관심은 없었지만, 대한민국을 통째로 똥통에 빠트린 그 사건이 있은 뒤에는 뉴스프로나 정치 뉴스기사를 꾸준히 챙겨보는 정도의 관심을 가지는 중이다. 사실 이 책을 구매하기는 꽤나 망설여지던 것이 독서의 가성비를 따지는 나에게 한 정치인의 대담집은 별다른 메리트를 느끼지 못했다. 유튜브만 뒤져도 그 정치인이 어떤 말이 했는지를 알 수 있고,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사실상)에서 대통령에 도전하려는 후보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려고 할 것이기에 티비만 보더라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굳이 돈 주고 살 이유는 없었지만, 사촌누나가 준 도서쿠폰은 그 모든 고려를 뛰어 넘을 정도로 컸다.

이 책은 문형렬 작가가 문재인 전 대표와의 대담을 기록하고 정리한 책이다. 크게 엮은이의 질문과 문재인 전 대표의 답 그리고 화자인 문형렬 작가의 개인적인 소회의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인터뷰 시기는 박근혜 게이트가 일어나기 직전에서 올해 1, 2월 사이로 보인다. 여러 주제로 대담을 나누면서 문재인 대표의 과거와 어떻게 살았는가. 그리고 현재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문재인 1953년생, 경남 거제 출신. 부모님은 이북출신으로 국제시장에도 나온 적 있는 흥남철수를 통해서 남한으로 들어옴. 초등학교 때는 부산으로 넘어와 가난한 환경에서 학업에 매진한 결과 부산에서 명문으로 알아주는 중학교, 고등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음, 경희대학교 법학과에 재학했으나 시위에 주도적으로 참가해 학교에서는 퇴학을 당하고 구치소에 수감되기도 함. 이 시위에는 꽤나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문재인 대표가 전경이 쏜 최루탄에 맞고 쓰러지자. 그를 간호해준 여학생이 나중에 그의 아내가 되었다. 그 여학생은 또 친구의 여동생. 구치소에 나온 뒤, 사법고시에 합격했지만, 높은 성적에도 예전의 시위 경력 덕분에 판사가 되지는 못함. 변호사 개업을 한 뒤, 부산으로 내려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만나서 노동자를 돕는 변호사 활동을 함. 정계에 입문한 노무현 대통령을 도와서 참여정부 시절에는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2년 대선에 도전했다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패배. 본인은 재수체질이라면서 오히려 지금 더 많은 준비가 돼있다고 말함. 종북아님 특전사까지 갔다 왔는데, 웬 종북타령임 군대나 갔다 오고 종북타령 하라고 하시지. 병역, 군납비리 하는 인간들이 종북임. 겨울 내내 이어진 촛불혁명을 통해서 개혁을 위한 희망과 사명의식이 더욱 커졌다.

이상이 내가 이 책을 통해서 문재인대표에 대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사실 조금 관심만 있다면 알 수 있는 정보들이기에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의 신념이나 마음을 더 잘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누나가 준 쿠폰이 없었다면, 이 책을 사지도 않았고 샀더라도 후회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을 산 결정적인 이유. 쿠폰으로 다른 책을 샀을 수도 있음에도 이 책을 산 이유는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촛불집회에 계속해서 참가한 나에게 지난겨울의 경험이 무가치한 일로 훼손당하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표를 한다면, 내가 찍을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기도 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 책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비가 와서 더럽게 추웠고 발은 젖어서 기분이 굉장히 나빴던, 31일의 밤에 이 글을 쓴다. 비유적인 의미로나 실제적인 의미로나 겨울은 끝나가고 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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