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떠나온 세계 (2주년 기념 리커버)
김초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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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작가는 2021년에 단행본을 다섯 권을 발매했다. 솔직히 좀 무서웠었다. 전에 써놓은 작품이 많다지만 1년에 다섯권이라니.

 

워낙 활발히 활동한 작가라서 이 소설집에서 읽은 단편들은 다른 곳에서도 여러 번 읽었다. 이상한 것은 그때 먼저 읽었던 때에는 그다지 좋다고 느껴지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새로 읽으니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좋아졌다.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원고들을 수정한 건지, 아니면 내 컨디션이 좋아서 소설이 잘 읽힌 건지는 모르겠지만 소설들이 훨씬 좋게 느껴졌다.

 

이번 소설집은 전에 읽었던 소설집인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보다 더 좋은 인상으로 남았다. 이전의 소설이 기존의 SF적 클리셰와 여성, 페미니즘을 전면에 낸 소설이었다면 이번 소설집은 장애인과, 소수자 성을 SF적으로 잘 녹여냈다는 점에서 더욱 좋은 인상을 받았다. 작가가 평소에 관심있던 주제를 본인 작품에 잘 녹여냈다는 점은 정말 흥미롭다.

만약 같은 주제를 SF가 아닌 다른 식으로 변형했다면 느껴졌을 그런 답답한 느낌이 없어서 좋았다. 소재가 좀 괴로워도 SF니깐 하는 느낌이다.

 

<최후의 라이오니>2번 읽는 소설인데 이번이 더 좋았던 건 대략적인 줄거리를 아니 작가가 앞에 뿌려놓은 떡밥을 잘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전에 읽었을 때는 주인공의 결론이 갑작스럽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또 결말의 장면이 좋았었는데 주인공의 감정을 서투르게 문자화 하기 보다는 이런식으로 장면화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걸 느꼈다. 단순히 쉽고 어렵고의 문제가 아니라 독자가 그 장면에서 그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 지를 확인하게 한다는 점에서 작가 김초엽이 단순히 잘 팔려서 주목받는 작가가 아닌 스스로 성장하는 작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에 발표된 장편과 단편집을 연달아 읽은 이들이 단편집에 압도적으로 후한 평가를 내고는 했는데 그 이유를 엿볼수 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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