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꿈
손보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손보미 작가의 오랜 팬이다. 학생 시절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의 단편을 소재로 과제를 제출할 정도였다. 작가의 소설집인 <그들에게 린디합을>도 가지고 있던 책이 색이 바래서 새 책을 구매했다.

 

이번 단편집 <사랑의 꿈>은 소녀와 할머니 엄마라는 키워드가 등장하는 소설의 모음집으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연작 소설집이다. 그 최초의 흔적을 목격한 건 내가 기억하기론 <나의 할머니에게>라는 소설집에 수록된 <위대한 유산>이라는 소설이다. <나의 할머니에게>를 본 게 몇 년 전이니 이번 소설집은 그 세계관이 확장된 결과일 것이다.

 

이 소설집의 소설들은 연작 소설집이라는 형태로 묶여있지만 비슷한 분위기 혹은 인물 관계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는 어린 소녀이고 부유한 아버지와 그 집안의 위엄있는 할머니 그리고 그 할머니에게 돈을 받아서 생활을 이어나가는 어머니의 관계가 반복된다.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이지만 읽기 편한 소설은 아니었다. 문장도 수사가 많은 복문이며, 작가가 등장 당시 많은 지적을 받은 문체(번역 투 같다고 욕먹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걸 개성으로 밀고 나갔고 이제 번역 투 같다고 시비 거는 사람은 없는 거로 안다.)는 더욱 숙성해서 어지러운 수준이다. 그래도 너무 쉽고 단순한 이야기만을 만나다가 마치 미로를 헤매는 것 같은 기분을 안겨준 소설에 즐거운 혼란을 느꼈다. 나는 텍스트를 읽을 때 이해하기보다는 그냥 받아들이는 편이라 그런 혼란을 즐겁게 받아들였다.

 

기억에 남는 소설은 작가에게 이상 문학상 수상을 안겨 준 <불장난><해변의 피크닉> 특히 혼외자가 등장하는 <해변의 피크닉>80년대 통속극을 보는 것 같았다. 요즘은 사는 게 비슷비슷하지만, 이 소설집 특유의 고딕적인 분위기는 두 세계(엄마의 세계와 할머니의 세계)를 넘나드는 의 시선에 더욱 강화되어 특유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해변의 피크닉>은 그런 막장 적인 소재를 사용하는데, 평소에 자극적인 사건으로 시선을 끄는 소설을 별로라고 말하면서도 이 소설집에서 이 소설이 가장 재미있는 걸 보면 나란 사람도 어쩔수 없는 독자인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