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경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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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전개에 소재가 빛을 잃었다-

 

유독 제1K스토리 공모전 수상작들과 자주 만난다. 대상작인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책들의 부엌>을 읽었다. 악마의 계약서는 설정이 재밌지만 소설로써는 그저그랫고, 책들의 부엌은 요즘 유행하는 힐링물의 정석 그 자체라 읽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새롭지가 않으니.

 

<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는 제목부터 꽤 흥미로운 소재였다. 대상작이나 우수상을 수상한 다른 작품이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제목이 흥미로워서 읽기 시작했는데 금방 후회하고 말았다.

 

어느 날 잘 연락되지 않았던 친구에서 연락이 오고 그 친구는 주인공에게 투명인간의 시신을 매장하는 걸 도와달라고 한다. 그런데 곧 친구는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한다. 스릴러 영화에서 잘 보여지는 구성이며 주인공이 의문의 사건에 휘말린다는 설정은 정석적이지만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으니 바로 인물의 성격들이다. 주인공은 일하는 것도 잘 풀리지 않으며 늦은 나이에 연기에 도전을 한다. 속으로 곪기 딱 좋은 배경 설정이며 그 때문에 자격지심도 굉장히 크다는 설정이다. 다 좋다... 문제는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사람을 감정 쓰레기통 정도로 여긴다.

 

자격지심이 심한 주인공도 그런 건 마찬가지다.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건 남들이 그러는 것의 반발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그나마 친구의 형? 정도가 남들보다 인격이 나은 정도지만 주인공이 자격지심을 느끼고 그것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는 장면이 여럿 나온다. 서로를 모욕하고 뭐... 그러다보니 주인공의 캐릭터에 깊이나 매력이 없었다. 1차원적인 욕구를 추구하며 성장이라곤 하나도 없다. 결말 부분에서 뭔가 변하나 싶었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그건 뭐 작가가 사회를 보는 관점이 그렇다고 생각하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

 

아니 근데 그놈의 일제강점기 때 생체실험 한다는 이야기는 안 나오면 안 되나? 731부대 때문에 그런 연구부대가 있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너무 자주 사용된 만큼 너무 진부하게 느껴졌다. 한국 영화 감독 중에는 어린 시절의 미스테리 책에서 나오는 음모론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고는 하는데, 인체 실험 부대나 야마시타 금광 같은 이야기는 요즘 관객이나 독자의 입장에서 왜 이런 걸 봐야하나 싶다. ...

 

초반에는 흥미로운 소재로 꽤 재미있는 스릴러가 되려나 싶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한숨만 나온다. 매력없는 인물, 개연성 없는 전개, 소재를 풀어나가는 방식의 올드함... 좋은 평을 해주는 독자들이 있으니 이런 리뷰가 하나쯤은 나와도 상관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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