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의 세계 트리플 15
이유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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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의 세계>

 

이유리 작가의 전작인 <브로콜리 펀치>는 독특한 설정과 그에 파생되는 인간관계를 그려나가는 소설인지라 참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책 덕분에 이유리 작가의 팬이 되었다.

 

<모든 것들의 세계>는 일종의 귀신 물이다. 한국에서는 유독 현실을 둥둥 떠다니는 귀신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구소현 작가의 <시트론 호러>도 생각나며 귀신에 대한 상상력을 절묘하게 비튼 이산화 작가의 <증명된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의 설정이 그렇게 새롭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다만 역시 소설을 잘 쓰는 작가라 그런지 재밌게 느껴지긴 했다.

 

<마음 소라>는 누군가의 마음을 들려주는 소라가 등장한다는 소설인데. 참 재밌고 씁쓸한 작품으로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 중에 제일 좋았다. 누군가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것을 듣지 않는 사람과 그 마음을 간절하게 듣고 싶은 사람의 대비가 재미있던 소설이었다. 이유리 작가가 잘 쓰는 씁쓸한 연애 소설이었다.

 

마지막 작품인 <페어리 코인>은 전세 사기를 당한 부부가 세상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서 마찬가지로 사기를 친다는 내용이었다. 대를 이어 키운 페어리에 대한 묘사가 참 귀여웠다. 뭔가 마지막 부분에서 인물에게 잔인하지 못하는 작가의 마음이 비쳤다. 한국 소설의 특징은 망하는 이야기인데 망하긴 하는데 그래도 수습이 되는 결말인지라 이 작가 특유의 마음 씀씀이도 잘 보였다고나 할까.

 

자음과 모음 트리플 시리즈는 세 편의 단편을 엮어서 책을 낸다는 기획이다. 그 가벼운 분량 덕분에 나도 가볍게 사서 읽는다. 이유리 작가의 특징 때문일까. 그 기획에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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