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베이비 - 제2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강성봉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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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베이비>

 

2월에 읽은 문학 공모전 수상작 3. 이번에는 한겨레 문학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카지노 베이비>. 제목과 소재는 굉장히 충격적이다. 전당포에 돈을 빌리는 대가로 아기를 주었다는 설정의 소설이다. 그래서 뭐 불행하고 우울한 얘기일 것 같지만 그건 아니다. 아이의 시점에서 진행되기에 경쾌하면서도 사회적인 문제를 다뤘기에 무겁다.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작가의 고향은 강원도 영월로 실제로 자기 고향을 모델로 이 소설의 배경인 지음을 탄생시켰다. 4월까지 눈이 녹지 않는 도시.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이 먹고 자는 슬리핑 타운. 그들이 온갖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려 가는 전당포 거리. 마지막으로 그 모든 일의 원인으로 몰락한 탄광 도시인 지음에 활기를 불어넣지만 그만 큼이나 독기를 불어넣는 랜드가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이 눈에 그리듯이 그려진다. 이 소설은 아이의 눈으로 자신의 가족과 지음에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의 모습을 그려나간다.

 

도박에 중독되어 좀비처럼 슬롯머신을 내리는 사람들과 그를 이용하는 사람들. 사회 문제를 소재로 다루지만, 이 소설은 뜻밖에도 어둡지 않다. ‘전당포 아이인 주인공을 전당포 주인인 할머니는 성의 있게 기르고 그 아이의 엄마와 삼촌도 진심으로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지음에는 뜻밖에도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 소설의 가장 재미있는 점이었고 습작기가 길어 다른 작가들보다 늦은 나이에 등단한 작가가 보는 세상에 대한 관점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관점이 이 소설을 가장 빛나게 해준 지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파헤쳐나간다. 1부는 주변의 환경과 배경을 주로 묘사하며, 2부에서는 자신의 출생을 찾다가 대재앙 한복판에 서게 된다. 코로나19를 겪는 중이라 그런가 유독 이런 사회적인 재앙이 소설 속에 등장하고는 한다. 주인공은 그 과정에서 자신을 구하려고 목숨을 건 가족들을 보며 이들이 자신의 진짜 가족임을 깨닫고 출생의 비밀을 찾는 걸 멈추게 된다. 결국 주인공이 찾던 것은 바로 가족이라는 것을 말해주며 동시에 주인공인 아이가 성장했음을 말해준다.

 

근래에 읽은 다른 공모전 수상작인 <악마의 계약서는 만기되지 않는다>에서도 <카지노 베이비>에서처럼 유사 가족이 등장한다. 거기에서도 주인공이 피 한방 울 이어지지 않은 아이를 거두어 키워준다. 어찌보면 같은 소재를 다루는 것 같지만 두 이야기의 결은 완전히 다르다. 이 맛으로 소설을 읽는 건 아닐까 한다.

 

<카지노 베이비>는 근래에 읽은 소설 중 가장 좋았다. 최근에 읽은 수상작 세 편 중에 순서를 정한다면 이 소설 <카지노 베이비>가 가장 맨 첫 번째에 위치할 것이다.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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