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계약서는 만기 되지 않는다
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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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계약서는 만기되지 않는다>

 

2월에 본 공모전 수상 작품집이다. 이번에는 K스토리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 한 작품이다. 기억하기로는 김초엽 작가와 이미예 작가가 심사를 한거로 기억한다. 지옥에게 세를 주었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어필한 작품이다. 악마와 지옥이라는 설정이 등장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악마는 누군가를 유혹하는 느낌의 악마다. 굉장히 스윗한 악마로 이 소설은 일종의 로맨스 소설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첫인상과는 참 다른 소설이다.

 

뭔가 제목과 소재 소개로만 보면 한국의 부동산 지옥을 풍자한 공포 소설일 것 같지만 의외로 스윗한 악마가 등장하는 로맨스 소설이다. 다정하고 심지어 사려 깊기까지 하다. 지옥에 세를 줘 지옥의 죄수들이 집안을 돌아다니고 지옥의 공무원인 악마는 열심히 일하면서 주인공을 열심히 꼬신다.

 

악마와 지옥이 주 스토리 라인의 소재가 될 것 같지만 이 소설의 뼈대는 주인공 서주와 집주인이자 서주를 거두어서 키워준 할머니의 관계성이다. 빌런들이 등장하기는 하는데 악마가 서주에게 위기를 준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고 서주를 좋아하는 스토커 알바생, 할머니가 내다 버린 망나니 아들이다. 지옥이 실존한다는 설정임에도 빌런들이 묘하게 악하지 않다. 서주를 따라다니는 스토커 알바생은 소름이 끼치지만 바라지 않은 호의를 주고는 하지만 선을 넘지는 않는다. 할머니의 망나니 아들은 여러 소동을 일으키지만 그뿐이다. 뭔가 이 쪽이 더 현실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이 소설을 읽기 전에 읽은 <검푸른 고래 요나>의 악마들은 너무 악의적이라 평면적이게 느껴져서 그런 듯하다.

 

악마, 지옥이라는 소재를 취했지만, 이 소설은 유사 가족 관계를 맺고 있는 서주와 할머니의 변화가 주요소다.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할머니가 나이 들어 그 악몽에 괴로워하고 서주가 그 할머니를 돌봐준다. 사실상 간병 일기와 같은 느낌이다. 지옥이 실존하므로 사후세계가 존재한다는 설정일 텐데 할머니의 죽음에서 그 사실이 어떤 위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참신한 소재에 비해서 스토리 진행은 뭔가 밋밋하게 느껴진 소설이었다. 예상이 1도 맞지않은 건 또 새롭게 느껴지기는 했다. 같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책들의 부엌>은 요즘 유행하는 소설 그 자체여서 영 재미가 없었는데 이 소설은 참신하고 인물들(특히 할머니)이 살아있어서 끝까지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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