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저드 베이커리 (양장)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소설Y
구병모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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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되어서 다시 읽은 위저드 베이커리

 

위저드 베이커리는 2009년에 출간된 소설이며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소설이다. 나도 20대에 이 소설일 읽었었는데 그때 읽고 기억에 남는 것은 그저 재미있었다는 감상뿐이었다. 구병모 작가는 이 소설로 한국 문단에 단단히 뿌리를 내린 작가가 되었다. 그 후 자기 쓰고 싶은 거 다 쓰시고 쓰시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구병모 작가의 문체가 너무 묵독을 요구하기에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30대가 넘은 지금 <위저드 베이커리>를 다시 읽었다. 2009년 판이 아닌 작년에 새로 출간된 개정판을 읽었다. 내용의 뼈대는 같았지만 표현이 달라진 것인지 예전과는 감상이 달라졌다. 이런 문체였나? 이런 장면이 있었나 하는 지점이 있었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청소년 문학으로 출판되었고, 미숙한 한 인간의 성장을 다룬다는 점에서 청소년 소설이 보편적으로 취하는 구조를 취하기는 하지만 다른 청소년 소설과는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날것의 폭력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아버지의 방임과 새어머니의 학대로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데 그것이 소설 속에서 <위저드 베이커리>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또 특이한 지점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폭력의 피해자는 누군가에게 가해자일 수 있으며, 오늘의 가해자는 어제의 피해자일 때도 있다. 이것이 세계의 진실이라고 할만한 것이지만, 인간의 본성이랄지 한계랄지 그것을 이해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본능적으로 거부하기도 한다. 책 말미의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이 책이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의 아픔에서 아이들을 분리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의 비판과 20대 젊은 독자들의 비판이 있었노라고 고백한다. 아마 이런 점을 두고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작가는 같은 지점을 고민했을 것 같다. 그러나 작가라는 족속은 그것이 약점이 될 것을 뻔히 알고 있음에도 고치지 못할 때가 있다. 고치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작가는 이 책을 세상에 내놓았고 예상한 비판과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의 동감도 얻어냈을 것이다. 이 책은 공모전을 통해서 출판된 책인데 심사위원들도 그 점을 지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완성도를 생각했을 때 이걸 안 뽑으면 우리가 바보다.라는 생각으로 뽑았을 것 같다. 그때 안 뽑아서 다른 출판사에 나왔으면 창비가 땅을 치고 후회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은 책은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읽혔다. 이 소설이 표현하는 세계의 어두움을 더 잘 볼 수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받은 인간을 위로하려는 인간에 대한 애정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결말을 다시 읽으니깐 참 좋았다. Y의 경우든, N의 경우든. 애처롭고, 대견하고,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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