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없는 소리
김지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의 작가 김지연 작가는 이전에 문학동네 작가상 수상자로 이전에 여러 번 접해본 익숙한 작가다. 문학동네 신인상 출신 작가로 작가의 등단, 데뷔 경로가 다양해지는 요즘 추세로 보면 가장 정통적인 방식으로 또, 기존의 문단 문학 내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작가로 보인다. 현재 김지연 작가가 나아가는 방향에서 성공적인 작가로는 바로 최근으로는 박상영 작가나 장류진 작가 정도가 있을 것 같다. 이 작가의 작품 중 내가 이전에 접한 작품은 꽤 있었는데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작인 <사랑하는 일> 혹은 <공원에서>정도다.

 

작가의 작품 중 키워드를 뽑자면, 퀴어 관계의 엇갈림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문단 문학에서 퀴어가 대세인 건 박상영, 김봉곤 이후로 쭉 이어지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퀴어라고 불리는 소수자가 보는 세상은 일반적인 독자가 보는 세상과 매우 다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단 문학은 SF나 판타지와는 다르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인간이 주인공이므로 그려나가는 사건이나 풍경은 우리의 일상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러나 소수자가 그려나가는 세상은 다수자의 세상과 다를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차이가 그려나가는 색채는 분명 새롭고 또 재밌다. 단순히 PC하기 때문에 환영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특징이 문단 문학에서 퀴어 문학이 환영받는 이유이지 않을까 한다.

 

수록작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 두 작품으로 앞에서 언급한 <사랑하는 일><작정기>. <사랑하는 일>은 한 레즈비언 커플이 일종의 상견레를 하는 과정을 묘사하는데 아버지를 까는 과정이 코믹하게 그려져서 좋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냥 웃기거나 유머러스한 소설을 좋아하는데, 뭔가 그러한 유머러스함을 소설가들이 잘 그리지 않아서 아쉽게 느껴진다. <작정기>는 작가의 등단작인데 문학동네 신인 문학상 심사 당시에 심사위원 전원이 찬성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과연 그랬다. 소설을 작정하고 쓰면 이런 소설이 나오는가 싶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완벽한 소설이었다. 이 작가가 정말 무섭게 느껴졌다고 할까. 또 그렇게 소설을 쓰고도 다른 소설들은 조금씩 특징이 다르다. 신춘문예나 문예지 등단작은 뭔가 잘 조각된 조각을 보는 느낌이 드는데 이 소설은 그 조각이 경지에 오른 느낌이다. 무서울 정도였다. 이런 충격은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것이기도 했다. 등단작부터 이렇게 무서운 작가는 또 금방 성장하기 마련이다. 덕분에 오랜만에 오래, 깊게 책을 읽었다. 그건 참 내가 사랑하는 일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