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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라 말하기
임솔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2월
평점 :
시인이자 소설가. 그리고 무려 아이유가 추천한 <최선의 삶>의 작가 임솔아의 새 소설집이다. 최근에는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을 수상함으로써 젊은 작가의 선두에 선 작가라는 평가를 받는 분이다. 하도 활동을 활발하게 하다보니 소설집의 여러 소설들은 이미 이전에 여러번 읽은 소설들이었다. 각종 수상집이나 엔솔러지를 통해서 이미 읽은 소설들이 많았다.
임솔아 작가의 이전 작품집이나 소설들은 어쩐지 서늘한 느낌이 많이 나는 소설들이었다. 이는 소설집에 수록된 <초파리 죽이기>를 통해서 드러나기도 한다. 작중 화자는 소설가인데 화자의 병든 어머니가 소설속 주인공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마지못해 소설을 좋게 끝내고 <초파리 죽이기>도 그런 서사의 흐름에 따라간다. 임솔아의 소설은 그런 엔딩에 대해서 ‘정말 그럴수 있을까?’라고 말한다. 그러니깐 이 사회에서 여성이, 노인이, 어린이 같은 약자들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느냐는 데에 방점을 찍는 작가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묻는 것이 임솔아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임솔아 작가는 이전에는 그런 현실들에 대해서 날카롭게 드러냈다면 이번 소설집에서는 그런 현실들을 담담하게 통과한 후의 일상들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소설들의 끝은 항상 왜 이렇게 끝날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갑작스럽다. 놀라운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임솔아작가의 특유의 문체랄까 글솜씨 때문일 것 같았다. 작가가 나이를 들어서 그럴까? 펄펄 뛰는 열정과 분노가 서서히 사그라들고 그래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과정은 어찌보면 익숙해지는 것이고, 성숙해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간에겐 수많은 비극과 우스운 사건과 좋은 일이 나쁜일이 통과해나가며 질척거리는 일상을 살아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산다는 건 그런거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