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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닮은 사람
정소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0월
평점 :
요즘 서점에 가면 보이는 ‘무슨 무슨 드라마나 영화의 원작’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보인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로 외국 작품에서 보이던 문구였는데, 최근에 OTT가 확산되면서 영상 제작사측에서 원작을 자주 사가는지 국내 소설에서 원작을 찾는 경우도 많아지는 모양이다. 그중에서 <너를 닮은 사람>이라는 소설이 유독 눈에 띄어서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읽고나니 어쩐지 이 소설이 낯설게 느껴졌다. 뭐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읽어본 소설이었다. 2012년 젊은 작가상 수상집의 수상집에 이 소설이 실려 있었다.
<너를 닮은 사람>은 화자인 ‘나’의 아이가 선생에게 폭행되는 것으로 시작되어서 누구에게도 밝힐 수 없는 비밀을 향해서 곤두박질친다. 비밀이라는 것이 그러하 듯이 그 내용이 심히 막장이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서늘함이 이 소설이 드라마화하는 원작이 되지 않았나 싶다. <너를 닮은 사람>외에도 소설집에 실린 다른 소설들도 요즘에 나오는 한국소설과는 다른 결을 가진 소설들이었다. 쓰인 것이 10년 전이라고 하는 데 그때는 이런 소설이 자리잡을 공간이 있다는 것이 놀랍게 느껴졌다.
하긴 2012년 젊은 작가상 수상집과 최근 2022년 젊은 작가상 수상집을 비교하면서 읽어보면 그 내용이나 형식, 소재나 주제가 정말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 과거에는 비주류로 불렸던 이야기들이 주류가 되었고, 과거에 주류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비주류가 되었다. 세상일이란 참 알 수 없는 것이다.
<너를 닮은 사람>에 실린 소설들은 작가의 훌륭한 문장력과 함께 서늘한 분위기가 서스펜스를 만드는 소설이었다.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소설이었으며 <너를 닮은 소설>은 그중에서 백미이며 소설 속 인물들의 만듬세가 가장 뛰어난 소설이었다.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에도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