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임솔아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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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상 수상집>

 

매해 봄이 되면 서점에 들러서 하는 일 하나, 바로 문학동네 젊은 작가상 수상집을 사는 것이다. 내가 군대를 전역한 이후 매년 해왔으니 거의 8년 동안 해온 셈이다. 그 수상집을 매년 읽으며 오늘에는 어떤 젊은 작가들이 있을까 하는 판단을 한다. 최근 수상집들과 과거의 수상집을 보면 작가들은 거의 없다라고 하지만 적어도 평론가나 프로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양식이나 키워드는 꼭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2021년 수상집의 코드가 페미니즘이었다면 이번 소설의 경우에는 퀴어이다. 대상작인 임솔아 작가의 소설은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퀴어를 소재로 한 소설이 많았다. 김멜라 작가의 소설이라든지, 김병운 작가의 소설이라든지. 그랬다. 특이한 건 서수진 작가의 <골드러시>가 오랜만에 보는 호주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헬조선담론 아래에서 외국(그중에서 젊은 세대가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호주)은 젊은 이들이 한국과 반대되는 대안적 공간으로 여겨졌으나 요 근래 들어서는 좀 사그라드는 분위기였다. 서수진 작가의 <골드러시>는 이러한 담론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인지 찬란한 꿈을 꾸었으나 그것이 사그라든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원래 소설이라는 것은 독자 개인의 개별적인 판단에 따라서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때문에 수상작의 호오를 딱히 따질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젊은 작가상이 점점 당대의 트랜드를 포착하기에 급급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페미니즘, 퀴어라는 트랜드를 따지면서도 요즘 유행하는 SF가 한작품도 없다는 건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제는 웬만한 문학상 심사에서도 SF소설이 많이 지원되었다는 언급은 꼭 있지만, 그럼에도 본심에 오르는 경우는 별로 없다. 여러 출판사에서도 이제는 SF원고를 선호하면서도 주류 문단에서는 내심 그들과는 다르다는 구분을 짖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중에서 재미있던 건 역시 김멜라 작가의 <저녁놀>이다. 다른 소설집에서 봤을 때 상을 받을 줄은 알았지만, 대상 후보까지 거론될 줄은 몰랐다. 그만큼 소설이니깐. 임솔아 작가의 <초파리 돌보기>는 결말이 작가 답지 않은 결말이랄까. (그건 작가 본인도 인정했다.)가 특이했다. 해피엔딩이라니 임솔아 작가답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소설 쓰기라는 게 철저하게 개인적인 행동임을 알면서도 해피엔딩을 쓰는 게 어렵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작가의 태도가 좀 웃기기는 했다.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쓸 수 있다는 것도 뜨악하지만 그럴수 있겠구나 싶었다.

 

소설들은 전반적으로 재미있었고 한국 문학이 대외적인 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수용했는지도 보여준다. 코로나가 언급되기도 하고 마스크는 당연히 등장한다. 이 문학상 소설집을 10년 넘게 사왔는데 10년 후에는 한국 문학이 또 어떻게 변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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