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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 - 참 나를 찾는 진정한 용기
파올라 마스트로콜라 지음, 윤수정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
이상한 버릇인지 모르겠지만 괜시리 책을 읽기 전 제목만을 보고 그 무언가를 유추해 내려는 몹쓸 것이 발동하게 한 우화의 형식을 빌리고 있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는 읽는데도 어렵지 않게 수월하게 책장을 넘기게 하면서 동화적인 요소를 담고 있는탓에 시선을 적당히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까지 선사해 주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본디 우화란 사람의 이야기를 동,식물등에 빗대어 표현한 것인데 반하여 그 내용은 교훈적인 소스를 많이 담고 있다.게다가 우리네와 친숙한 것들의 등장이 꽤 책을 읽을 시 흥미와 재미를 수반하기에 익살스러움을 한층 더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친숙한 그것들에서 인간들 사이의 상충된 의사소통의 문제를 빗댄 이 한 권의 책에서도 크리스마스 밤 낯선 남자의 과속으로 인해 정해지지 않은 곳에 불시착한 한 여린 생명체가 그저 바로 눈 앞에 놓인 슬리퍼 앞에서 부화해 그 이름모를 그 슬리퍼를 엄마라고 생각하는 오리의 등장과 함께 이야기는 시작된다.다소 생뚱맞은 설정일지 모르나 정확한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은 개개인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시작하여 진정한 '자아'찾기의 과정을 오리라는 친숙한 동물이 때로는 비버,박쥐로 변모하면서 오는 혼란 속에서 적잖은 감정들의 회오리 속에서 헤치고 나와 정작 자신이 '오리'라는 사실을 알았을때에 그 정체성에 대해 밀려오는 의문은 오리에게 투명한 세상이 아닌 더 얼룩이 진 세상을 보는듯한 시간 속에서 겪어가는 감각의 순간적 고통을 이겨내어 비로소 진정한 자아 정체성을 정립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 준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를 통해 마치 우리네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자신상을 발견하는 오묘한 이치까지 다다르게 하는 듯 하다.
흔히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네는 순탄치만은 않은 여러갈래의 길을 거닐곤 한다.그 길에서 남모를 경험을 할 수도 있고 그것에서 잃었던 희망을 다시 되찾을 수 있는 일이기에 살아가는 내내 이 험한 세상에서 꿋꿋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며 사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알게 모르게 그것을 투명하게 혹은 불투명하게 내보이는 것을 알았다 해도 아직은 우리가 가야만 할 길이 너무도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다는 것을 또는 우리의 삶이 힘들다 할지라도 내일 다시 마주할 우리 스스로에게 보다 책임감 있는 삶을 살아갈 가능성과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는 그러한 삶의 자세를 지녀야겠다는 생각의 바로서기를 다시금 하게 되는 시간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