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 투명한 햇살, 올리브나무, 키안티 와인 반 병, 파스타...
필 도란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우리는 때로 그곳을 가지 아니하여도 가 본것처럼 또는 잘 알지 못하여도 아주 모르는 것이 아닌 더 잘 알아가는 것처럼 어떠한 장소에 매료되는 경우가 있다.그것에는 흥미로운 주제라는 기가막힌 장치가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그 장치로 인해 가 그(그녀)가 될 수도 있음이고,아주 양념이 제대로 버무러진 맛깔스런 음식을 보는 주인공이 될 수도 있음이다.헌데 생소하다 못해 낯설던 그곳이 꼭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아니면 함께 구색을 맞춰야 할 그 무엇이 빠진 것을 내가 채워줘야 할 것 같은 책임감마저 들게 하는 묘한 힘이 느껴지기도 한다.


'토스카나,달콤한 내 인생'은 오십대 중반의 방송.드라마 작가이기도 한 필 도란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럭비공 같은 성격의 소유자인 아내 낸시가 올리브 나무가 있는 언덕 위에 있는 매우 낡고 허름하기 그지없는작디작은 집에서 노후를 보내자 급기야 제안하는데 이런 아내의 강한 힘에 휘말리어 결국엔 토스카나에 보금자리 만들기의 바탕이 될 중년의 위기가 곧 재발견되는 시점이라는 것과 그저 쉽게 사고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고군분투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토스카나를 싫어하기보다는 더 몰두하면서 그곳에서의 삶이 더 즐겁다는 즉 완전히 사로잡힌 것이다.다른 탈출구를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하지만 그 집은 250년이나 되었으며 아주 환상적인 경치를 자아내고 있다고 한다.그녀의 표현대로 정말 끝내주는 집이라는...

 

할리우드 도시의 역사답게 그곳의 삶은 치열하며 세계 영화의 중심지이고 미국 문화를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는 풍성한 볼거리가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도란에게 있어 그곳의 현실은 적잖이 두려움과 위태위태하는 흐릿한 그림자놀이가 현실에 드리워져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터라 도란 그가 원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토스카나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다른 이면으로 볼때 그가 부딪히고 겪는 하루하루의 전쟁터는 곧 우리의 생활전선이기 때문이다.그리하여 어쩌면 자연을 닮은 소박하고 욕심이 없는 그네들의 모습에 도란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그네들의 환경과 일치해 가는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때로는 진지함 속에 웃음을 선사하는 유쾌,상쾌,통쾌  삼박자를 두루 갖춘 필력을 뽐내고 있는 이 글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자의에서 발을 뗀 것은 아니였으나 진정 50대 중년의 나이의 사람으로서 다시 삶을 조명할 수 있는 재발견의 기회와 더불어 사람답게 사는 법이 달리 있는 것이 아닌  사람들의 생활 속에 녹아있는 작은 것에서조차 느끼는 행복감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지닌 토스카나에서 진정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법을 깨달은 듯 하다.

 

지구상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이탈리아에서는 일어난다.

그곳을 나는 그들을 통해 걸었고 보았고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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