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씨가 진짜 엄마? -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 반달문고 24
김진경 지음, 이형진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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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길자 씨가 진짜 엄마?]


 
근간에 나오는 동화들이 아주 색다른 옷을 입고 아이들에게 흥미를 돋우어주고 있다.그 색다른 옷이라는 것은 기존의 그림,글 동화에서 익히 보여주던 교훈적인,인간적인 내용에서 탈피해 아이들이 머무르고 있는 이 공간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의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결국엔 현실과 한 점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물론 판타지라는 장르만으로도 관심이 모아지는 반면에 제목에서 내비추어 주고 있는 문장만으로도 아이 뿐 아닌 어른에게도 그 흥미로운 장은 여과없이 저자의 색다르고 힘있는 필력으로 우리를 초대하게 이르른다.


 
아직 무엇인가를 정확히 인지하고 구분하기엔 애매모호한 열 살인 유리가 현실과 가상의 공간을 넘나들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그간에 손쉽게 놓치고 아쉬워하던 그 부분들을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 '네오'를 지하철역에서 잃어버린 순간에서부터 긴 여행은 시작된다.여행을 떠나야만 했던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늘상 자신에게 쌀쌀맞게 대하는 엄마로 인해 마음 속 한 켠에 분명 진짜엄마가 아닌 가짜엄마일거라는 막연함에 사로잡힌 그 공간이 싫었는지도 모를 일이다.그래서 그 여행은 유리에게 있어 필요악이 되는 상황이기도 한 셈인것이다.


 
그 여행길에서 만난 꿀을 잃어버린 낯선 할머니와 숲을 빍힐 불을 가지고 있는 외눈박이 할머니 그리고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행 지하철 승강장에 기관사와 승객들의 모습들은 내게도 잊혀지지 않는 잔상으로 자리하고 있다.생각해 보면 온 세상의 사람들이 고양이 탈을 썼다하면 그것은 전혀 이상하지가 않을터인데 유리가 사는 세상과 다른 고양이 탈을 쓴 모습은 자칫 섬뜩하게 다가오기도 하면서 넘기는 그 한 장 한 장이 주는 묘한 느낌은 전체적으로 내용을 뒷받침해 주는 동시에 환상적인 세계를 엿보는 재미가 솔솔했다.이야기 흐름 속에서 유리가 진짜엄마를 찾아 나서면서 검은 문 세상을 넘고 불을찾으러 가는 길에 자연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강을 건너면서 기억의 물방울 속에서 우연히 마주하게 된 어릴 적 자신의 모습과 길자씨의 진심어린 사랑을 깨닫고그런 순간 등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이내 유리 마음 속에서 자라게 되는데...


게다가 판타지의 묘미를 제대로 맛보게 한 부분은 유리와 함께 그 낯선 여행을 하던 할머니가 곧 늙은 고양이 네오였으며 지금의 새끼 고양이가 네오로 재등장하면서 현실로 인지되는 부분이였다.읽으면서 내내 생각하던 것은 작가의 의도였다.어린 유리에게 강한 힘을 주지 않은 대신에 그외에 요소들에게 보이지 않는 힘을 분산시키어 결국엔 하나의 응집된 큰 힘으로 유리에게 안겨준 상징적인 의미들이 곳곳에 묻어있다.


단순히 진짜엄마,가짜엄마의 이해타당성이 아닌 그 소재로 인하여 가까이 있는 존재에 대해 얼마나 소중한가 또는 우리가 잃어버리고 사는 것들의 가치를 다시금 되물으며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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