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수탉 분투기] 두려움 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며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일들에 있어 오는 적잖은 무게감과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을 그다지 무겁거나 마음을 조아리며 지켜보는 것이 아닌 '나'를 믿어서 아니 믿기에 그렇게 그 시간을 함께 하며 응원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요근래 중국 작품을 접하면서 더 절실히 깨닫는 것이 있다면 표현에 있어 굉장히 자유롭다는 것이다.그렇다해서 우리의 작품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아니나 그들의 장점은 우리 현실의 그 표현하기 애매모호한,혹은 직접 묘사하기가 어려운 상태,놓여져 있는 환경에서 동물을 의인화 시켜 우리가 풀지 못한 인간문제등을 여기 수평아리인 '나'가 우두머리 수탉이 되는 여정동안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그 마지막 길에서 그간 묵은 체증이 가라앉듯 가슴이 속시원히 후련해지는 그러한 인간적인 면을 지닌 담백한 맛을 보게 해 주는 '나'가 어쩌면 나의 그림자 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지각을 깨닫게 한다. 흔히 우리의 식탁 위에 버젓이 여러 가지 요리로 거듭나 올라오는 닭은 농장에서 대량으로 키워서 알을 생산시켜 말 그대로 철장에 갇힌 저 닭들과 다를 바 없는 품종일게다.허나 토종닭은 체구는 작지만 저들에 비함 그 위풍당당함은 절대 쉽게 꺾이지 않을 그 무엇과도 견줄만 한 것이다.'나'는 그저 우리의 입맛을 돋우는 고기닭 대신 ‘훌륭한 수탉’이 되고픈 아주 인간적인 수평아리인 것이다. 그랬다 입가의 꼬리가 올라가다가 잠시 멈칫하면서 눈살이 나도 모르게 올라가게 하는 이야기 구도를 지나다보면 내게 되묻는 것이 있었다.그것은 내게 적어도 '평균적 인간' 그 이상의 혹은 정도의 길을 가고 있느냐는 것이다.적어도 자신이 암병아리줄만 알았다가 점차적으로 신체의 변화를 감지하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깨우는 방법의 일환으로 그 칡흑같은 어둠속에서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 찬란한 새벽을 뒤흔들어 놓을 홰를 치고 싶어 온몸이 근질근질하기까지 하다.그렇게 고군분투하는 '나'는 소위 암탉이라는 이유로 그저 식탁에 오르는 그들과 달리 평균적 인간(닭)아닌 동생들의 죽음을 보며 비통해 하며 주인의 성감별로 인에 온몸을 수색 당하는 수치심까지도 고되고 힘든 상황을 마지막 자기 삶의 주인이 온전히 되어가는 그 삶의 전선에서 외줄타듯 걷기 연습을 고투하는 '나'는 그렇게 인간들이 그저 그것들을 얻기 위해 학대하는 닭을 보며 급기야 자유를 찾아 탈출을 감행하는 것은 승리를 위한 전주곡이였던 셈이다. 이야기 속에서 내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던 부분들이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중심에서 단연코 큰 그림 조각으로 남은 아빠 수탉의 위엄성이 마음 속에서 잔잔히 물결 치면서 '나'를 향한 끊임없는 믿음과 독립의 의미와 잘 적응해 갈 수 있도록 늘 견제해 주면서 한시도 시선을 놓지 않는 항상 무언가 더 주고 싶어하는 이 시대의 아빠의 모습이라는 것을 엿보면서 어찌 우리가 모든 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적이라고 믿으려 했던 그 오류적 사고를 올바르게 잡을 수 있는 다른 시각에서의 진리를 되찾은 듯 아주 유쾌한 모험의 끝에서 동쪽 수평선이 희끄무레해질즈음 웅장하고 위대한 홰를 치는 '나'가 내 눈 앞에 아주 맑게 보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