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마이클 모퍼고 지음, 김민석 옮김 / 풀빛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조이]

 

아주 드물게 어릴 적 그렇게 좋아하고 동경하던 것을 나도 모르는 사이

잊고 지내다가 무심코 그 닫혀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꽃망울 터트리며

나를 설레이게 들뜨게 하는 경우가 적잖이 있곤 하다.

바로 지금 내게 온 ’조이’로 인해 그 먼 내 기억 속의 내 꿈과 비밀을 한껏

움켜쥐고 있던 하이얀 털과 아름다운 물결 무늬의 뿔을 가진 유니콘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그 오랜 세월 동안 손때 묻히 듯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수많은 상상을 심어 주었던 동물이자 영원히 기억속에 머물러 줄

친구였던 유니콘.

그것은 실상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신화 속의 동물인 점에 비해 조이는 여타

말들과 달리 발목 네 개가 모두 하얀색을 띄고 있으며 머리에는 십자가 모양의

흰 점이 또렷하게 있으며 갈기와 꼬리가 검은 색을 하고 몸통은 적갈색을 하고

있는 게다가 유일하게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이해하려는 마음의 교류를 할 수

있는 어찌보면 인간보다 더 감정이입을 하는 평범한 말이라 칭하기보다는 아주

보기드문 인간과 하나가 되어 그 참담하고 암울한 전쟁통에서 풀어가는 이야기의

중심에는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를 지레짐작 할 수 있었다.

태어난지 채 여섯 달도 안 된 호리호리하고 껑충한 망아지라 소개하는 조이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어 술 취한 남자의 손에 이끌려 새 주인인 열세 살 소년

앨버트와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서로 키가 비슷했고 휘파람을 불면 달려가는

것도 배우고 그것은 주인을 복종하기 위해서가 아닌 진정 주인인 앨버트와

함께 하고 싶어서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였다.

이 행복한 순간도 잠시 앨버트가 농장을 비운 사이 조이의 운명은 어느 새

전쟁터 한 가운데로 내몰려 총알과 대포가 이리저리 난무하는 참혹한 전장

속에서 낯선 군인들과 함께 적진을 향해 날쎄게 돌진해 대포를 끌고 부상병

등을 옮기는 등 그 이전의 평범한 농장 말에서 지금은 용감무쌍한 군마로

변모해 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 그런 조이에겐 다른 말들에 비해 특별대우 격인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지만 늘 조이의 가슴 속에는 지울 수 없는

앨버트와 함께 지내 온 시간들의 그리움에서 더 허우적 대고 있었기에 그

언젠가 꼭 앨버트와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장을 급히 읽어가야만 했다.

그것이 내가 조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도리였다.이야기를 읽다 보면

조이가 흘리는 말들에 귀 기울 일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것은 동물이라

하여 못 느끼는 것이 아닌 인간이라 하여 느끼는 것이 아닌 모두가 함께

공존하며 느끼고 아파할 수 있는 것을 조이는  말을 건네 주고 받길 하고 있다.

그 어려운 전장에서 소중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잃는 아픔을 이겨내고 삼키며 

파상풍이란 병명은 조이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선고였으나 그 절망적인 곳에서

단 하나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아니하고 주위의 보살핌으로 인해 다시 일어서는

기적이 일어나는 등 읽으면서 감동과 전쟁이 주는 의미와 아픔을 조이의 눈을

통해  그 절박한 전쟁 속에서 우리가 진정 잃지 말아야 할 그 무엇을 일깨워

주는 동시에 사람들 가슴에 절망이 아닌 희망의 꽃을 피우게 한 조이를 잊지

못할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알게모르게 각 나라간의 분쟁이 역사적/종교적/인종적 갈등을

내세워 잠재적 분쟁의 확대가 전쟁의 발발 가능성이 있는 시점에서 이 아픈 역

사는 숨 죽이고 늘 끊임없이 우리를 조여오는 것을 보며 전쟁은 결코 이 땅에서

사라진 것이 아닌 늘 준비되어 있는 혹은 깨어있는 자세로 전 세계에 걸쳐 있

다는 사실만으로도 두렵고 무서우리만큼 위협감이 밀려오겠지만 적어도 조이를

통해 얻은 값진 교훈을 되돌이켜 본다면 이 땅에는 절망 보다는 아직 희망이

더 많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행복하게 감사하게 여겨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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