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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 또 무슨 생각 하니? ㅣ 작은 곰자리 3
라니 야마모토 지음, 부수영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앨버트, 또 무슨 생각 하니?]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동도서들을 단계별로 접하게 되는 것이 내게는
또 하나의 감사함이다.
어른이라는 이유로 무엇하나 제멋대로 드러내기엔 이 세상이 온전하게
받아주려 하지 않는다.
때때로 어른이라는 큰 새장이 답답해 어디론가 훌쩍 큰 날개짓 하며 비상하고
싶을때가 더러 있곤 하다.그럴때 내게 아무런 기대도 바라지 아니하고 온통
나만이 그의 친구가 된 듯 무한한 상상의 에너지를 흠뻑 적셔주는 이유에서
나는 유독 그림책이 좋다.
더욱이 이렇게 여백을 살리어 절제된 색상을 사용함을 즐겨 하는 이유에서
이 책은 요즈음 세파에 찌들때로 찌든 내 머릿속을 내 의사 묻지 아니하고
알아서 스스로 얽히어 있는 복잡한 잡념들을 어느 새 지워 내려가고 있었다.
두 아이들은 앨버트를 십분 이해한단다.
자기들도 앨버트처럼 그러한 날이 있었다고 한다.
아니 지금도 그러한 날이 손에 꼽힐정도로 많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표제에 저 너머 무엇을 응시하는 앨버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 파란 바탕이 의미하는 영원함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력이 앨버트의
모험의 시작이자 그 마침표를 드러내 주고 있다.
비가 내려 밖에 나가 놀지도 못하는 앨버트는 그 시간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멋진 순간으로 바꾸어 놓는 천재소년이 되고만다.
그저 늘 같은 자리에 있는 수족관을 보며 저 먼 큰 바다에 있어야 할 상어를
존재케 하고 소파 밑의 나뒹굴어진 동전을 마치 해적들이 잃어버린 보물로
바꾸어 놓는 아주 기발한 상상력의 재간꾼이다.
그 상상의 끝은 보이지 않은 채 밖에서 내리는 빗줄기가 굵어질수록 앨버트의
상상력도 더 힘을 보태는냥 점층법을 사용해 앨버트의 공간 이동을 확대해
가고 있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것은 곧 앨버트의 상상력의 마침표를
찍는 곳이기도 하다.
처음 상상력의 시작은 앨버트가 있는 집에서 점차적으로 우리동네로 옮겨
이내 가까운 공원은 도시 안에 있고 도시는 나라 안에 속하고 이 나라는
지구에 존재하지,그렇다면 지구는 수많은 별들 사이에서 아우러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그 거대한 우주의 존재를 이제서야 끄집어 내는 앨버트는
엉뚱한 것이 아닌 아주 천재성을 지닌 것이라 생각한다.
더러 내용이 짤막하여 황당한 독자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차례 앨버트를 들추어 보노라면 그 속에서 분명 내 아이들이
꿈 꾸는 그 세상이 보일것이라 말을 건네고 싶다.
그 세상은 나 역시도 늘 꿈 꾸고픈 그런 여유와 자유가 공존하는 곳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