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 오광명 초승달문고 17
송언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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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 오광명]

 

머리에 별똥별이 일고 진한 눈섶은 반달 모양새를 하고 눈동자는

오백원 짜리 동전처럼 동그랗고 코는 장난끼 가득한 돼지 코를 하고

입은 수박을 삼켜버린 모양을 하고선 두 팔을 하늘높이 쳐 올린 우리의

잘한다 오광명.

참 읽는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못하게 사로잡는 잘한다 오광명

내게는 천사처럼 이쁜 두 딸이 있지만 여지껏 살아오면서 너처럼

발칙하고 엉뚱하고 장난꾸러지만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잘한다 오광명.

까마득한 내 어릴 적 친구 하나가 떠오르게 하는 잘한다 오광명은

이름에서조차 절대로 기 죽지 않는 위상을 품고 있는 아이다.

초등생인 두 딸 아이가 너무 웃긴단다,잘한다 오광명

공부도 못하고 거기다 그것도 모잘라 말썽쟁이에 아이들하고 매일 싸우고

그것도 모자라 선생님을 난처하게 하는 행동들과 말 안듣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오광명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 한다.

이따금 아이들이 학교에서 말 안 듣는 친구 이야길 하는데 것과는 비교가

될 수 없는 절대강자인 잘한다 오광명을 누가 미워하리오.

2학년3반에는 말썽쟁이인 잘한다오광명과 앞니 빠진 임진수,수업 시간에

화장실을 자주가는 황반장,욕을 해서 '썩은 떡'이 된 여자친구등 좌충우돌

사건의 연속이 있는 곳에는 꼭 반드시 잘한다 오광명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 말썽쟁이 천재 악동을 따뜻한 가슴으로 한없이 안아주고 덮어주는

'털보선생님'이 있었기에 우리의 잘한다오광명이 기 죽지 아니하고 당당하게

친구들과 맞설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물론 2학년이라는 순수어린 마음을 지닌 아이들이 악의를 담고 하겠냐만은

자칫 친구들에게서 소외나 왕따를 당할 수 있으리라는 내 추측과 달리

이 녀석 괘씸하게 친구들에게도 미움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으로

그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잘한다오광명 가슴에 활짝 핀 꽃인 짝꿍 준이가 전학을

가는 바람에 여지껏 세상 고민 없이 마냥 장난꾸러기처럼 지내 온 잘한다

오광명에게 또 다른 모습을 보면서 친구들은 안스러워하여 보담아 주는데.

그 오백원 짜리 큰 눈이 실눈이 되고 하늘을 치켜 올리던 돼지코는 땅바닥을

향하고 수박을 삼켜버린 입은 시무룩하니 다물어진 채 굵은 눈물을 처량하게

흘리며 복도 벽 등을 제 집인냥 기대어 그렇게 슬픔을 토하는 우리의 잘한다

오광명을 위해 친구들은 모두가 하나가 되어 준이네를 데려가려 힘을 모으고

털보 선생님은 불룩한 아랫배로 잘한다오광명을 깊이 품어 안아주는 따스함을

보여준다.

열흘이 지난 후 잘한다오광명은 전학 간 준이에게 쓴 편지를 털보 선생님께

주소를 모른다며 주소를 대신 알아서 보내달라 하는 예전의 악동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제 아무리 놀림을 당해도 꿋꿋하게,당당하게 웃음을 잃지 않는 잘한다오광명

너로 인해 그렇게 2학년3반은 공부하는 학교라기보다는 즐거운 학교가 아니였나

싶다.

잘한다오광명,그것 아니?

털보선생님이 주신 사탕은 너의 천진함과 순수함에 준 세상에 하나뿐인

상이라는 것을.

잘한다오광명,또 그것 아니?

너,너무 멋졌어!

짝꿍 준이를 양호실에 데려다 주고 다시 데리러 간다는 마음 속의 메아리를

들으면서 아줌마 두 딸에게도 잘한다오광명 같은 멋진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크게 웃음을 지었다는 것을.

 

잘한다오광명

보고싶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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